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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이참에 배달앱 갈아타?" 배민ㆍ쿠팡 수수료 부담에 공공배달앱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지부진하던 공공배달 앱이 이제야 때를 만난 걸까. 고물가 시대에 수수료 논란으로 시끄러운 배달 앱 시장에서 공공배달 앱이 급부상하고 있다.

무슨 일이야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 앱. 서울시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 앱. 서울시

코로나19 이후 특수를 누린 주요 배달 앱이 '포장 중개 수수료'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과 소비자 사이에서 '땡겨요', '위메프오', '먹깨비' 등 공공배달 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땡겨요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4월 9만7000명대에서 지난달 38만명대로 약 4배 증가했다. 먹깨비도 지난 4월 17만4000명대에서 지난달 21만2000명대로 상승했다. 이들 업체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배달 사업 '제로배달 유니온' 소속이다.

이게 왜 중요해

배달 앱 3사가 구축한 '3200만 사용자' 리그에 공공배달 앱이 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짠테크 시대의 배달료 : 자영업자나 소비자들에게 공공배달 앱은 '저렴해도 손이 안 가는 서비스'였다. 초기부터 시장을 장악한 배달 앱 3사가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2000만명), 요기요(760만명), 쿠팡이츠(419만명)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단건 배달(한 번에 한집 배달) 수수료가 건당 최고 5400~6000원까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공공배달 앱을 다시 보는 소비자가 늘었다. 최근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열풍이 불 정도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공공배달 앱을 쓰면 수수료만 건당 1000~4000원가량 아낄 수 있기 때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실제 쿠팡이츠와 배민이 올해 2, 3월 수수료를 개편해 배달료 부담이 늘어난 이후 배달 3사의 월간 이용 활성자 수는 총 3321만명대에서 지난 7월 3199만명대로 약 122만명 이상 줄었다. 회사원 김모(33)씨는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도보 10분 거리는 직접 다녀온다"면서 "공공배달 앱은 지역화폐 결제시 추가 할인도 되고 배달비도 저렴해 주변에서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배민과 쿠팡은

쿠팡이츠의 포장 중개 수수료 안내문. 쿠팡이츠

쿠팡이츠의 포장 중개 수수료 안내문. 쿠팡이츠

시장 2위 업체인 요기요는 이전부터 포장의 경우도 중개 수수료로 건당 12.5%를 받아왔다. 배민과 쿠팡은 결제 수수료 이외 포장 중개 수수료는 현재 프로모션을 적용해 점주들에게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만, 포장 중개 수수료 유료화를 조심스럽게 검토하는 분위기다. 배민 관계자는 "확정된 방침은 없지만, 플랫폼 입장에서는 포장 주문도 배달처럼 서비스 개발·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포장 수수료 도입 시기와 금액에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공배달 앱은

공공배달 앱은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 서울시 공공배달 앱의 경우, 배달 중개 수수료는 결제액의 2%로 낮은 편이다. 신한은행이 운영 중인 땡겨요는 배달·포장 모두 동일하게 2.2%의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위메프오도 2% 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포장 주문 건은 수수료가 없고 입점비 광고비도 없어 중개 수수료 이외 점주가 추가 부담하는 비용이 없다"면서 "최근 3개월간 지역화폐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고 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신한은행 관계자는 "혁신금융으로 공공성과 상생을 지향하는 땡겨요는 고물가 시대 배달수수료 논란을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의 저렴한 수수료를 올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인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기존 배달 앱이 그동안 배달 수수료를 과하게 책정해왔다는 인식이 있는데 또 포장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 점주, 소비자 입장에서 부당하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 "당장 집단 움직임까지는 아니어도 당분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연합뉴스

서울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연합뉴스

일단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공공배달 앱의 지속 가능성이 숙제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대전시 등이 협약을 맺고 운영해온 허니비즈의 띵동 등 지역 공공배달 앱은 저조한 실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해외에서는 경기 침체로 돈줄이 말라붙으면서 우후죽순 늘었던 배달 앱들이 우버이츠, 도어대시 등과 경쟁에서 패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시기 수수료 논란이 겹치며 공공배달 앱에 시장 기회가 생겼다"면서 "공공배달 앱이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저렴한 수수료 사업을 과연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 숙제고 하반기가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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