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다 中 못 믿겠다"…주변국 불신 中 90%, 日 84%, 美 14% [한·중 수교 30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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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오는 24일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국민 의식을 알아보고 그간의 양국 관계를 진단하며 미래 30년을 생각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국민의 대중(對中)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선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 연세대 교수)과 면접조사를 공동 기획했습니다. EAI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7월 21일~8월 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28명을 상대로 심층 대면 면접조사(PI)를 진행했습니다(최대허용 표집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로, 표집은 성별·연령별·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1992년 수교 이후 지난 30년간 한·중 관계를 수식하는 표현은 단계별로 격상했다. 우호적인 이웃 국가라는 표현의 ‘선린 우호’에서 시작해 1998년 협력 동반자가 됐고, 2003년과 2008년엔 각각 전면적·전략적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협력의 범위와 폭이 점차 늘며 서로에게 중요한 파트너 국가란 점이 반영된 표현이지만, 정작 협력 파트너로서 중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도는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77.2%→90.2%, 강해지는 '中 불신'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심층 대면 면접조사 결과 ‘중국을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2%가 신뢰할만 하지 않다고 답했다. 중국을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8.2%에 불과했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캐나다·호주 등 6개국 중 중국에 대한 불신이 가장 강했다. 이같은 국민 정서는 수교 30년을 맞은 양국의 우호 협력 강화 의지에 핵심적인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중국에 대한 불신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중국을 불신하는 비율은 77.2%였는데, 이후 매년 상승해 지난 4년간 13%가 늘었다. 반면 중국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2018년 19%에서 4년 만에 절반 이하로 줄었다.

우리 국민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러시아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에 비해 불신 비율이 약 40% 포인트 높아졌다. 사진은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우리 국민의 중국에 대한 불신이 러시아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에 비해 불신 비율이 약 40% 포인트 높아졌다. 사진은 지난 2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중국을 향한 불신은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왕따’ 신세가 된 러시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 면접조사에서 러시아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87.3%로 중국보다 2.9% 포인트 낮았다. 러시아의 경우 우크라 침공 이전인 지난해엔 신뢰 비율이 32.7%, 불신 비율은 48.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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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선 국민적 신뢰가 재확인됐다. 응답자의 85.1%는 미국을 신뢰한다고 답변했고, 신뢰하지 않는단 답변은 14.2%로 집계됐다. 미국에 대한 전폭적 신뢰는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격상하는 등 대미 외교에 주력하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추진력을 더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日에도 불신 높아 

지난 4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3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한중일 외교장관. (왼쪽부터)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지난 4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3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한중일 외교장관. (왼쪽부터)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박진 외교부 장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연합뉴스

일본 역시 불신 비율이 84.3%로 높은 축에 속했다. 단 일본의 경우 2020년을 기점으로 신뢰한다는 비율이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 4.4%였던 신뢰 비율은 2021년 6.4%에서 올해 13.7%로 상승했다. 불신 비율은 점차 낮아져 2020년 93.3%에서 지난해엔 88%로 집계됐고, 올해는 이보다 3.7% 포인트 더 줄었다.

중국과 일본은 불신의 대상이란 점은 같았지만, 각각 중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인상은 상이하게 나타났다. 친절함·유연성·계획성·대담함·창조성·포용성·평화적 등 7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중국인과 일본인을 평가한 결과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본인의 경우 ‘친절함’ 항목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의 77.5%가 일본인을 친절하다고 평가했고, 무뚝뚝하다고 답한 비율은 6.0%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인에 대해선 친절하다는 응답이 12.0%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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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척도 중 중국인이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대담함’이었다. 응답자의 64.8%가 중국인을 대담하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일본인(24.3%)보다 40.5% 포인트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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