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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날자’ 한화, 영국 수직이착륙기 개발사와 2200억원 부품 공급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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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에어택시 ‘VX4’. [사진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에어택시 ‘VX4’. [사진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한화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6월 미국 방산·항공 기업 허니웰과 미래형 항공기체 체계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이번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영국 에어택시 업체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에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3일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와 1억6500만 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전기식 작동기 장기 개발·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전기식 작동기(EMA)는 전기모터의 회전 동력을 이용해 UAM의 각종 기계적 동작을 제어하는 구동장치다. UAM 기체가 이륙해서 공중에 떠 있고 이동하는 등 모든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4인승 에어택시 ‘VX4’의 전기식 작동기 3종을 10년 동안 독점 공급한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한화는 미국 시장에서도 UAM 사업에 가속을 붙이는 중이다. 한화시스템이 미국 UAM 선두업체로 꼽히는 오버에어에 설립 초기부터 투자해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버에어는 미국 군용 무인기 업체인 카렘 에어크래프트에서 분사한 회사다.

오버에어가 주목받는 건, UAM 실증 기체 개발에 가장 근접해 있어서다. 오버에어는 ‘최적속도 틸트로터(OSTR)’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버터플라이’라는 eVTOL 기체를 내년 시험 비행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도 추진 중이어서 세계 첫 양산형 UAM의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도 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UAM 기체의 구동계(파워트레인) 역할을 하는 배터리팩과 모터를 오버에어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의 기술과 오버에어의 원천 특허, 항공기 제작 노하우가 더해진 버터플라이는 4개의 모터 중 하나가 고장 나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 있고 소음도 적다. 서울~인천 구간을 20분에 주파할 수 있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국내 기업 중엔 현대차·롯데 등이 UAM 사업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 UAM 법인 ‘슈퍼널’을 설립하고 기체 개발부터 운용에 이르는 사업화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도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와 함께 기체 개발에 나섰다.

UAM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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