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부가 내놓은 디지털 인재양성 방안에 대해 “인공지능(AI) 교육 강화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교육감은 23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로봇 시대에 코딩 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을 갖도록 하는 게 미래 세대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교육부는 초‧중학교의 정보교육 수업시수를 2배 늘리고 코딩 교육을 필수화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조 교육감은 “(코딩 교육을) 필수화할 때 사교육 조장이나 디지털 격차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교원 확충 문제나 수도권 집중 현상과 같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딩 교육이 입시에 반영된다면 사교육이 가장 문제일 것”이라며 “입시와 연관되지 않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타액 진단키트도 지원
조 교육감은 2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설명하면서 코로나19 자가 검사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타액진단키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체 학생 수의 10% 분량인 4만7033개를 비축하고 학교별 수요조사를 통해 배분할 계획이다.
모든 학교는 2학기 정상 등교가 원칙이지만 수해 피해를 본 일부 학교들은 개학을 연기하거나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추경 편성이 완료되는 대로 학교에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2일까지 수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 유치원 및 학교는 총 100곳으로, 시교육청이 추산한 피해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학교별 감염 상황에 따라 현장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은 취소될 수 있다. 기존 원격수업 전환 기준이었던 ‘신규 확진비율 3%’를 넘는 학교는 학부모 동의 여부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 70% 이상의 학부모가 동의하면 행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학교장 판단에 따라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자살 위험군 학생 증가 대책도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마음 건강 증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초등학교 3‧4학년이 중심이다. 조 교육감은 “초등학교 3, 4학년은 심리 정서 발달에서 특히 중요한 시기”라며 “코로나 위기 이후 초등 3, 4학년 학급 내 갈등 사례가 늘었다는 보고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 1‧4학년, 중‧고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자살 위험군 학생이 지난해 대비 0.07% 늘어난 1.42%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지 못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지방교육재정 협의체 구성 중”
한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을 맡은 조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과 관련해 임태희 경기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한 협의체를 구성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활용되는 교부금 일부를 대학과 평생교육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교육감들은 반발하고 있다. 조 교육감은 “(협의체를 통해) 대안적인 입장을 만들고 교육부와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국회 교육위원회에 출석해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체 구성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교육부의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