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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30마리에 한국인 줄섰다" 외신도 소개한 '마트 치킨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마리 6990원짜리 ‘당당치킨’에서 시작된 초저가 치킨 열풍에 외신도 이를 주목하며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한국인에게 특별한 음식인 치킨의 가격 전쟁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16일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열린 '당당치킨' 할인 행사 현장 모습. 사진 홈플러스

지난 16일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열린 '당당치킨' 할인 행사 현장 모습. 사진 홈플러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처하고 있는 한국인은 식품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며, 할인된 가격에 치킨을 사려고 기를 쓰고 있다. 치킨을 하루 30마리로 한정해 판매하는 한 홈플러스 점포에서 일부 고객은 치킨을 구매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함에도 줄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6월 30일 홈플러스가 당당치킨의 첫선을 보인 이후 다른 대형마트들도 초저가 치킨 경쟁에 뛰어들었다. 12년 전 ‘통큰치킨’을 내놨던 롯데마트와 업계 1위의 이마트도 잇따라 비슷한 가격의 치킨 판매를 개시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기 프랜차이즈인 비비큐(BBQ)의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치킨의 가격은 2만원이다.

블룸버그는 치킨이 이런 현상의 주인공이 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보다 많은 치킨 가게가 있는 곳으로, 치킨은 한국인의 식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한국에서 다른 식품보다 치킨 가격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달 전체 식품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8.8% 상승했지만, 치킨의 경우 11.4%가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높아진 배달비도 소비자의 불만을 불렀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러나 홈플러스의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된 초저가 치킨 현상이 실제 물가 안정에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통신은 전했다. 홈플러스는 당당치킨 출시 이후 약 46만 마리의 치킨을 팔았다. 판매 액수로만 따지면 32억원 정도다. 월 61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전국 치킨 판매액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지 않다.

통신에 따르면 그럼에도 한국인은 대형 마트의 저가 치킨이 다른 업체의 치킨 가격에도 영향을 주길 바라고 있다. 로이드 챈 옥스퍼드이코노믹스(OE) 이코노미스트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가격을 낮추거나, 적어도 더는 올리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당당치킨 판매가 한시적 할인이 아니며 이 가격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598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치킨에 이어 피자도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598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치킨에 이어 피자도 같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대형 마트들은 치킨에 이어 피자 등 다른 식품군으로도 저가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소시지 피자’를 1인 1판 한정으로 5980원에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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