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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굴욕’…공모가보다 40% 낮췄어도 상장 첫날 6%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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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카셰어링 전문업체 쏘카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 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사진 한국거래소]

2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카셰어링 전문업체 쏘카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 장본부장보, 채남기 한국IR협의회 회장,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사진 한국거래소]

코스피 1호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인 차량 공유업체 쏘카가 상장 첫날 시가 총액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유니콘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말이다.

쏘카는 상장 첫날인 22일 공모가보다 6.07% 하락한 2만6300원에 장을 마쳤다. 희망 공모가보다 40% 싼 주당 2만8000원으로 몸값을 낮췄지만,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이날 쏘카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8607억원에 그쳤다.  앞서 쏘카는 공모 희망가 상단(4만5000원) 기준, 시가총액을 1조6000여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국내 렌터카업체 1위 롯데렌탈보다 2000억원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매출 규모가 2800억원대에 불과한 쏘카가 롯데렌탈(지난해 매출 2조4000억원)보다 몸값을 더 받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보다 (희망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것과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시장의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쏘카는 지난 4일부터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56.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최종 공모가가 2만8000원으로 공모가 밴드 이하로 낮아진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가라앉은 증시 분위기도 악재로 작용했다.

IPO 시장은 올해 초부터 침체 분위기를 이어왔다.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도 상장을 철회했고, SSG닷컴·CJ올리브영·야놀자 등은 내년으로 공모를 미뤘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금리 인상으로 시장 자금이 말랐고, 비상장·성장기업의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가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며 “자금 경색, 주가 폭락 등으로 IPO 시장의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컬리(마켓컬리)는 이날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심 통과 후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6개월의 여유가 있지만, IPO 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 원하는 공모가에 상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컬리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는 2조원 안팎이다. 회사 내부에서 최적의 상장 시점을 조율할 전망이다.

다만 예비 상장 기업이 몸값을 낮춰 상장을 시도할 경우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동흠 엔터밸류 회계사는 “투자자들도 공모가액 산정 근거를 민감하게 분석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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