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지명후 첫 사표는, 김우중·정몽구·이상득 구속한 여환섭

중앙일보

입력 2022.08.22 14:47

업데이트 2022.08.22 15:17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던 여환섭 법무연수원 원장(54·사법연수원 24기)이 사의를 밝혔다.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53·27기)가 검찰총장에 지명된 이후 그의 선배 기수에서 나온 첫 사의 표명이다. 여 원장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길을 열어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이 차장검사의 향후 총장직 수행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여환섭 법무연수원 원장. 뉴스1

여환섭 법무연수원 원장. 뉴스1

여환섭 "후배들이 잘할 것… 부담 주기 싫어서"

여 원장은 22일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여 원장은 "후배들의 능력이 출중하니 다들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저는 검찰 밖에서 계속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여 원장은 현직 검사 중 최고참 '특수통'으로 꼽혔다. 별명이 '독사'일 정도로 철두철미한 수사로 성과를 쌓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마찬가지로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해 '일만 하는 검사'로도 유명하다. 대검 중수2과장·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대전고검장 등을 지낸 여 원장은 대검 중수부 시절 2005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을,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각각 구속 기소했다.

그는 2012년 이명박 정부 실세이던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을 저축은행 비리와 파이시티 비리 사건 수사로 연이어 구속하기도 했다. 2013년엔 ‘건설사 뇌물’ 사건으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지난 18일에는 검찰총장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동훈 장관은 연수원 동기인 이 차장검사를 최종 후보자로 제청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지명했다. 여 원장은 대검 중수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지만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연수원 24기인 여 원장은 이 차장검사보다 3기수 위다. 후배 검찰총장의 직무 수행에 부담이 되지 않으려 스스로 사퇴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 원장과 함께 총장 후보였던 김후곤 서울고검장(57·25기)·이두봉 대전고검장(58·25기)은 새로 발령된 지 3달 남짓인 만큼 당분간 현 직책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검찰 내부에선 여 원장 이후 고위 간부 중 추가 사표가 나오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 차장검사는 선배 기수의 줄사표를 우려해 총장직에 지명된 뒤, 선배 검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안에서 함께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대응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선배들의 사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고검장급 검사 8명 중 가장 낮은 기수다.

이원석 검찰총장 지명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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