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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망뒤 개각 했는데 또 '통일교 내각'…기시다 지지율 급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급락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사망 후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일본 정치권 유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0일 전면 개각을 단행했지만 지지율 하락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이 일어난 후 기자회견에서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이 일어난 후 기자회견에서 망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마이니치신문이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대비 16%포인트 급락한 36%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 기준으로 지난 10월 내각 출범 후 최저다. 같은 기간 진행된 TV아사히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9.9%포인트 줄어든 43.7%를 기록했다.

"새 내각 40%가 통일교와 관련"

지지율 급락의 이유는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관련 의혹으로 저격당한 후 일본에서는 자민당 아베파를 중심으로 한 정치인들과 통일교의 연관성에 대한 보도가 연일 이어졌다.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전 방위상을 비롯해 지난 내각에 있던 각료의 상당수가 통일교와 인연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기시다 총리는 인적 쇄신을 내세우며 각료의 대부분을 교체하는 개각을 했다. 하지만 NHK 조사 결과 지난 10일 출범한 제2차 기시다 내각에 입각한 73명의 각료와 부장관·정무관 중 약 40%인 최소 32명이 통일교 관련 단체에 회비를 내는 등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이번 개각과 자민당 간부 인사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68%에 달했고, 긍정적인 평가는 19%에 그쳤다. '자민당과 통일교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문제가 있다'(64%)와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23%)를 합쳐 87%가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마이니치는 "각료 및 자민당 간부의 통일교와의 관계가 계속 표면화한 것이 내각 지지율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TV아사히 조사에서도 '정치인들이 통일교와 관계를 끊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단절해야 한다'는 답변이 78%, '단절할 필요 없다'가 11%로 나타났다.

'아베 국장' 반대 여론도 상승

최근엔 지난 내각 경제산업상으로 이번 인사에서 자민당 정조회장에 임명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의원의 통일교 관련 의혹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하기우다는 지난 6월 참의원 선거 공지를 앞두고 한 참의원 의원과 함께 통일교 관련 시설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영방송 TBS 보도에 따르면 '아베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하기우다는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다시 국회로 돌아온 2012년까지 통일교 교회나 단체 행사에 수시로 방문해 연설했다. 그가 민주당 집권기였던 당시 연설에서 "일본의 미래가 걸려 있으니 죽을 힘을 다해 자민당을 부활시켜 달라"고 신자들에게 호소하거나 "함께 일본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자"고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자민당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아베 전 총리 장례를 국장(國葬)으로 치르는 데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 조사에서는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반대'하는 의견이 53%로 '찬성'(30%)을 크게 웃돌았다. TV아사히 조사에서도 '반대'가 51%, '찬성'은 3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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