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한 ‘재정준칙’, 이르면 이달말 발표…경제위기엔 예외

중앙일보

입력 2022.08.22 11:26

업데이트 2022.08.22 14:06

정부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단순한' 재정준칙을 이르면 이달 말 확정해 발표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0%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적자 비율을 2.0% 이내로 조이는 것이 골자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으로 재정준칙 세부 요건을 다듬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도입하려는 재정준칙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표했던 ’한국형 재정준칙‘보다 엄격하다. 문 정부의 재정준칙은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로 나눈 수치와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나눈 수치를 서로 곱한 값이 1.0 이하가 되도록 산식을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3% 이내, 국가채무비율은 60% 이내로 각각 관리하되 두 개의 기준선을 일정 부분 넘나들 수 있도록 여유를 둔 것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윤 정부에서는 우선 통합재정수지 대신 관리재정수지를 관리 지표로 채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하고 산출해 나라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며, 적자 비율도 통합재정수지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또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것으로 방식도 단순화했다.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어가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GDP 대비 2% 이내로 더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최종적으로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지만, 정부는 당장 내년 예산부터 준칙을 적용해 편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윤 정부도 문 정부에서처럼 대규모 감염병이나 경제 위기 등 비상 상황에서는 적용을 면제하는 규정을 두기로 했다. 면제 요건은 추경 편성 요건과 유사하게 설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전쟁이나 자연재난ㆍ사회재난 등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 침체ㆍ대량 실업ㆍ남북관계의 변화ㆍ경제협력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거나 생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등이다.

예외적으로 적용을 면제하더라도, 위기가 종료되면 바로 재정 건전화 대책을 수립해 다음 해에는 준칙을 지키도록 규정할 예정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재정준칙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역사적 책무로, 어떤 일이 있어도 미루거나 외면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4년만에 3% 이내로

한편 정부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3.0% 이내로 설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본예산 편성 기준으로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GDP 대비 3% 이내로 줄이는 것은 2019년 1.9%(37조6000억원) 이후 4년 만이다.

본예산 편성 기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2020년 3.5%(71조5000억원), 2021년 5.6%(112조5000억원), 2022년 4.4%(94조1000억원)였다. 올해 말 기준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예상치가 5.1%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긴축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평균치인 5%대 중반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정부의 증가율은 8.7%였다. 이를 감안하면 내년 총지출은 640조원 안팎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2차 추경까지 합친 총지출 679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내년 예산 총지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13년 만에 나타난다. 정부는 8월 말에 국무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의결하고 9월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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