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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소설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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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양성희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소설 만세

소설 만세

나는 소설을 한 사람의 삶에 들어가 그의 마음과 감정을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알고 확인하는 것을 넘어 알게 된 것에 책임감을 갖고 그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그를 믿고 변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소설에 매료되고 지금도 소설을 사랑하는 핵심적인 매력이 그것이다.

정용준 『소설 만세』

그러니까 소설이란 “단 한 사람의 편에 서서 그를 설명하고 그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 소설가가 쓴 소설예찬, 혹은 소설가를 꿈꾸는 이들에 대한 가이드북이다. “어떤 사람이 소설을 쓰는가? 내면에 무엇인가 가득한 사람이 소설을 쓴다. 다른 사람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았을 생각들을 하며 의문과 질문을 품고 어느 것 하나 사소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그렇게 바라볼 수 없는 사람이 소설을 쓴다.”

소설가를 꿈꾼다면 일단 써야 한다. 재능은 두 번째 문제다. “소설을 쓰면 소설가가 된다. 더 나은 소설을 쓰면 더 나은 소설가가 되는 것뿐이다.” “많은 사람이 믿고 예상하는 것처럼 재능은 소설가가 되는 데 필수적인 요건도 아닐뿐더러 막상 소설을 써 보면 크게 도움도 안 된다. 물론 소설가에게 필요한 재능이 있긴 하다. … 계속 쓰려는 마음과 그 마음을 지켜내는 능력과 그 능력에 의지해 소설 쓰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여러 어려움과 실패의 두려움을 이겨내면서 계속 소설을 써 나가는 행동력, 그것이 바로 재능이다. 용기를 내는 작가가 되자. 용감하게 쓰자.” “소설을 쓸 때 글쓰기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