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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켓팅' 대란까지 일어났다, 수박 밀어낸 여름 과일 1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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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손님이 복숭아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손님이 복숭아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올여름 대형마트에서 복숭아가 수박을 제치고 최고 인기 과일로 등극했다. 1∼2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와 가격 변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이달 18일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전체 과일 중 복숭아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모두 수박이 1위, 복숭아가 2위였다. 하지만 올여름 들어 복숭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22.9% 늘어나는 동안 수박 매출은 같은 기간 8.7% 감소해 순위가 역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여름철 대표 과일로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던 수박을 복숭아가 위협하게 된 데는 1~2인 가구의 증가에 있다”고 분석했다. 수박은 1~2인 가구가 소비하기에 양이 많아 부담이 적은 복숭아로 수요가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수박 전체 매출은 줄었지만 블랙망고 수박이나 까망애플 수박처럼 크기가 작은 수박 매출은 각각 11.5% 늘었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올해 복숭아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해는 봄철 기상 조건이 양호해 개화기 저온 피해가 미미하고, 병 발생이 적어 당도 등 품질이 양호했다. 재배 면적도 지난해보다 4.3% 늘었고 생산량은 7.4%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백도 복숭아 상(上)품 4.5㎏ 도매가격은 2만780원으로 1년 전 2만2448원보다 7.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박(상품·1통) 도매가격은 1만9452원에서 2만4860원으로 27.8% 올랐다.

납작복숭아. [중앙포토]

납작복숭아. [중앙포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복숭아 품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이유로 꼽힌다. 21일 인스타그램에 #복숭아를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67만 건에 달한다. 이는 수박 63만 건을 넘어선다.

유명 농원의 복숭아를 구매하기 위해 경쟁하는 ‘복켓팅(복숭아+티켓팅)’도 유행이다. 희귀 품종의 복숭아 구매가 유명가수 콘서트 티켓팅(티켓 예매)처럼 경쟁이 심하고 구매가 어려워 생긴 말이다. 과일 관련 정보가 SNS 등을 통해 활발하게 공유되면서 품종을 골라 직접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홈플러스도 이날 “MZ세대를 중심으로 SNS에서 열풍을 일으킨 ‘납작복숭아’를 최적가에 선보인다”며 판촉에 나섰다. 납작복숭아는 접시처럼 납작하게 눌린 독특한 모양 덕분에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복숭아는 품종에 따라 아삭하거나 부드러운 식감 등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고, 타르트·요거트 등 관련 디저트까지 이슈가 되고 있다”며 “유통가에선 장기적으로 다양한 입맛에 맞는 신품종을 지속해서 발굴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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