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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E 카 레이서라면 꼭 한번 터트리고 싶은 이 샴페인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주말(8월 13~14일) 서울 잠실에선 전기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E가 열렸다. 이번 포뮬러E의 정식 명칭은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 서울 E-프리(E-PRIX)’. 국제자동차연맹(FIA)가 주관하는 전기차 경주 대회로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 첫 대회를 연 후 매년 시즌제로 개최하는 세계적인 레이싱 대회다.

포뮬러E 2022-23 서울-프리 15라운드 본선 시작과 함께 레이싱 카들이 역주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포뮬러E 2022-23 서울-프리 15라운드 본선 시작과 함께 레이싱 카들이 역주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F1(포뮬러1)과 달리 전용 레이싱 경기장이 아닌 도심 속에 설치한 서킷을 달리는 게 포뮬러E 경기의 특징. 이번 경기 역시 잠실종합경기장과 인근의 잠실 시내 도로를 서킷으로 만들고, 전기 레이싱카가 이를 달려 일상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을 만들어냈다. 이틀간의 경기를 마친 14일 오후 7시. 이번 시즌의 모든 경기 성적을 종합해 우승팀이 발표됐다. 주인공은 메르세데스-EQ(벤츠) 팀의 벨기에인 드라이버 스토펠 반도른. 그는 총점 213점으로 시즌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메르세데스-EQ 팀은 지난 시즌 챔피언을 차지한 데 이어 두 시즌 연속 종합 1위에 올랐다.

지난 8월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뮬러E의 시상식에서 드라이버들이 모엣&샹동으로 샴페인 스프레이를 하고 있다. 사진 모엣&샹동

지난 8월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뮬러E의 시상식에서 드라이버들이 모엣&샹동으로 샴페인 스프레이를 하고 있다. 사진 모엣&샹동

포뮬러E 우승자의 샴페인 모엣&샹동

사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제부터다. 포뮬러E를 포함해 카 레이싱 대회의 우승자는 트로피를 받는 것과 함께 세레모니로 샴페인을 흔들어 터트리고 뿌리는 '샴페인 스프레이'를 한다. 시속 300km에 달하는 스피드 경기에 부상 위험이 많고, 0.001초로도 승부가 갈리는 치열한 경쟁을 완수한 선수들이 우승의 성취감을 한껏 누리기 위해 하는 일종의 '사치'다.
샴페인 스프레이의 시작은 1967년 24시간 르망 레이스의 우승자 댄 거니부터다. 거니는 축하용으로 준비한 샴페인을 시상식에 참가한 손님들에게 흔들어 뿌렸고, 1969년 F1의 우승자 재키 스튜어트가 이를 따라하면서 이후 카 레이싱 우승 세레모니로 자리 잡았다. 지난 14일 잠실종합운동장 내에 마련된 시상대에서 선 스토팰 반도른 역시 샴페인 스프레이를 했다.

흥미로운 것은 67년 르망 레이스에서 뿌린 샴페인도, 이번 반도른의 샴페인도 모두 '모엣&샹동'이란 점이다. 모엣&샹동은 1743년 시작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샴페인 브랜드다. 샴페인은 프랑스 북동부 샹파뉴 지역에서만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말한다. 탄산이 들어간 비슷한 화이트 와인이라 할지라도 다른 나라나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나온 것은 샴페인이라 부를 수 없다. 모엣&샹동의 본사가 있는 에페르네는 샹파뉴 지방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도시로, ‘샴페인 나라의 수도’라 부르기도 한다.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샴페인 모엣&샹동. 사진 모엣&샹동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샴페인 모엣&샹동. 사진 모엣&샹동

모엣&샹동은 세계에 ‘샴페인’이란 술을 알리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창립자는 클로드 모엣(Claude Moët)이지만 이를 널리 알린 것은 그의 손자인 장-레미 모엣(Jean-Remy Moët)이다. 그는 프랑스의 역사적 인물들과 인연이 깊었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나폴레옹1세와 당시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마담 퐁파르였다.
특히 나폴레옹 1세는 모엣&샹동을 좋아해 몇 번이나 원정 중 에페네르에 있는 모엣의 영지를 여러 번 방문했다고 한다.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샴페인 병을 기병용 긴 칼(Sabre)로 쳐서 여는 '사브링(Sabring)'을 나폴레옹과 그의 군대가 만들었다는 일화도 있다. 또 장-레미 모엣에겐 프랑스 최고의 명예로 꼽히는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 훈장을 수여했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제정 후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냈거나 프랑스의 발전 및 국위 선양에 기여한 사람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훈장이다. 업적을 인정받은 외국인에게도 수여되는데, 한국인으로는 전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지휘자 정명훈, 영화감독 임권택과 지난 6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받았다.

전기차 경기를 함께하는 이유

모엣&샹동이 포뮬러E의 공식 스폰서가 된 것은 올해로 4년째다. 경기가 진행되는 시즌 전반에 걸져 우승자의 시상대부터 VIP 라운지 등 접객 구역까지 다양한 장소에서 샴페인을 선보였다(※F1의 샴페인은 '멈 그랑 꼬르동'이다).

많은 스포츠 경기 중에서 모엣&샹동이 나름의 마케팅을 위해 포뮬러E를 선택한 이유는 한 가지다. '자연을 최상의 상태로 미래 세대에 물려주겠다'는 철학이 같았다는 것. 포뮬러E는 태생부터 지속가능성을 품고 있는 경기다. 연료를 사용해 매연을 발생시키는 F1 등 레이싱 경기와는 다르게, 전기를 동력으로 구동하는 전기차로 환경을 해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한한다. 심지어는 경기용 차를 손보는 엔지니어의 수와 사용하는 타이어의 갯수까지 최소로 제한하는 규칙을 만들고, 이를 위반하면 패널티를 준다. 오랜 시간 지역의 자연보호와 생태 균형에 공들여온 모엣&샹동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모엣&샹동은 나누라 노스트라 프로그램을 통해 보유한 부동산과 관계된 여러 지역과 기관을 모아 100km 길이의 생태 통로를 만들고 있다. 사진 모엣&샹동

모엣&샹동은 나누라 노스트라 프로그램을 통해 보유한 부동산과 관계된 여러 지역과 기관을 모아 100km 길이의 생태 통로를 만들고 있다. 사진 모엣&샹동

모엣&샹동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기 위한 나름의 프로그램 '나투라 노스트라(Natura Nostra)'를 전개하고 있다. 나투라 노스트라는 샹파뉴 지방의 자연 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는데, 자연을 보호해 다양한 생물이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생태 보호 구역을 만들고, 자연적인 농업 환경을 조성하며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의 첫 번째 구성 요소인 생태 환경을 위해 올해 모엣&샹동이 보유한 부동산 전체에 10km 길이의 생태 통로를 개설했다. 에페르네를 중심으로 5년 동안 총 100km의 생태 통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시행한 것으로, 내년부터는 와인 재배 농가와 관계된 주요 농업회사, 정부기관 등을 참여시켜 90km 길이의 생태통로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엔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전 세계 임직원 100여 명을 본사로 초대해 1743그루의 나무 심기 행사를 열었다. 앞으로 나누라 노스트라에 힘을 쏟겠다는 본사의 의지를 보여준 행보다. 이때 심은 1743그루는 모엣&샹동의 창립 시기인 1743년을 의미한다.

서울 경기의 우승자를 기다리는 시상대와 샴페인. 사진 모엣&샹동

서울 경기의 우승자를 기다리는 시상대와 샴페인. 사진 모엣&샹동

잠실 종합경기장 내부에 마련된 VIP라운지. 공식 파트너사인 모엣&샹동의 부스를 설치하고 샴페인을 제공했다. 사진 모엣&샹동

잠실 종합경기장 내부에 마련된 VIP라운지. 공식 파트너사인 모엣&샹동의 부스를 설치하고 샴페인을 제공했다. 사진 모엣&샹동

이와 함께 모엣&샹동이 집중하고 있는 또 하나의 활동이 '탈(脫) 탄소화'다. 와인의 생산·유통 과정에서 자연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탄소 발생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2012년부터 와인병 자체의 무게를 줄이고, 포도 재배에 사용하는 트랙터를 전기 트랙터로 바꾸는 등 탈 탄소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7년 후인 2019년엔 와인 1병당 발생한 탄소 발자국을 2008년 대비 12% 감소시켰다. 긍정적인 결과를 맛본 모엣&샹동은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1병당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50% 저감하는 목표를 다시 세웠다. 이를 위해 와인 생산 후에 나오는 폐기물의 99%를 재활용하고, 100% 친환경 전기 사용, 생태 목축과 토양 휴식기 제공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실행 중이다. 포뮬러E와의 스폰서십 또한 탈 탄소 노력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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