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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참사' 광주 화정아이파크, 철거작업 10월 말로 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 5월 4일 붕괴된 201동을 포함한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 5월 4일 붕괴된 201동을 포함한 8개 동 전체를 전면 철거한 후 재시공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광주 서구 “기상 여건, 공법 변경 여파” 

올해 1월 붕괴 사고로 6명이 숨진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위한 상층부 잔해 철거 작업이 애초 계획보다 한 달반가량 늦은 10월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21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붕괴 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 201동 26~38층 벽체·기둥·잔해 철거 작업이 다음 달 16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날씨와 공법 변경 등 여파로 오는 10월 말로 늦춰졌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가기 전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지난달부터 201동 23층 이상 상층부의 벽체·기둥·잔해를 제거하는 ‘안정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비·바람으로 작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한 데다 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최근 철거 공법을 바꾸면서 작업 속도가 느려졌다는 게 서구 측 설명이다.

현산 측은 애초 잔해를 제거할 때 다이아몬드 재질로 된 쇠톱(다이아몬드 와이어 톱)을 빠르게 회전해 단면을 절단하는 공법를 썼으나, 먼지 배출량이 많자 코어링 방식으로 바꿨다.

코어링 방식은 기둥과 벽체 등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뒤 절단하는 공법이다. 구멍을 뚫는 면적이 좁고 물을 뿌리면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먼지 발생이 적지만, 기존 방식보다 작업 속도는 절반가량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본격적인 철거를 위해 현산 측이 해체해야 할 기둥과 벽체 조각은 모두 112개다. 현재까지 201동 동쪽 5개 층 기둥과 남쪽 2개 층 기둥 등 약 12개 조각이 제거된 것으로 파악됐다. 상층부 벽체를 고정하고 있던 타워 브레싱(타워크레인 고정 장치) 일부도 해체됐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5월 4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 5월 4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현산 “재시공까지 70개월, 3700억원 소요 예상” 

현산 측은 붕괴 사고 이후 위태롭게 서 있는 201동 23층 이상 잔해 부분을 먼저 제거한 뒤 전면 철거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 전에 안정화 작업을 마친 뒤 건물 해체 안전관리계획서를 국토안전관리원에 제출해 심의를 받아야 한다. 전면 철거는 계획서 심의 통과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구 측은 “현산 측과 함께 다음 달 중순까지 안정화 작업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기상 여건과 공법 변경으로 공정이 10월 말로 지연됐다”며 “작업 기간이 늘어났지만, 전면 철거 후 재시공 계획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47분쯤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짜리 건물 타설 작업 과정에서 23~38층 일부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하청업체 직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당초 현산 측은 사고가 난 201동만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안전성을 우려한 입주 예정자와 인근 상인 등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정몽규 현산 회장은 지난 5월 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안전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붕괴된 201동을 포함해 화정아이파크 1·2단지 8개 동 847채 전체를 철거한 후 재시공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거의 준공 단계에 이른 신축 아파트 단지를 모두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은 화정아이파크가 처음이다. 애초 입주 예정 시기는 올해 11월이었다. 현산 측은 2027년 12월 입주를 목표로 철거 후 재시공을 진행하고, 재시공까지 총 5년 10개월(70개월), 3700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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