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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5살, 공효진 10살…연상연하 부부 27년째 느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겨여왕' 김연아(32)와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멤버 고우림(27)이 오는 10월 결혼한다. 뉴스1, 인스타그램

'피겨여왕' 김연아(32)와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의 멤버 고우림(27)이 오는 10월 결혼한다. 뉴스1, 인스타그램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연아(32)와 5세 연하인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멤버 겸 팝페라 가수 고우림(27), 배우 공효진(42)과 10세 연하 가수 케빈오(32). 모두 오는 10월 결혼 예정인 ‘연상녀ㆍ연하남’ 커플이다. 연예계 인사들의 결혼 발표라 더 주목을 받았을 뿐 연상녀와 연하남의 결혼은 이미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ㆍ이혼 통계’에 따르면 연상 아내와 연하 남편의 결혼은 2만8600건으로 남녀 모두 초혼인 결혼(14만9200건)의 19.2%에 달한다. 5쌍 중 1쌍은 연상녀ㆍ연하남 부부라는 얘기다.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1990년(8.8%)의 2배가 넘는 수치이자 역대 최대다. 1995년 이후로는 27년째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한편 남자가 연상인 경우는 64.2%, 동갑 부부는 16.6%였다.

배우 공효진(왼쪽)과 가수 케빈오. 사진 매니지먼트숲ㆍ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배우 공효진(왼쪽)과 가수 케빈오. 사진 매니지먼트숲ㆍ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지난해 혼인 건수는 사상 처음 10만 건대로 떨어지는 등 결혼 자체는 줄고 있지만 연상녀·연하남 혼인 건수가 꾸준히 느는 이유는 뭘까. 우선 인구구조적인 요인이 있다. 10여년 전부터 출생률이 점점 낮아지면서 결혼 적령기인 남성들이 연하의 여성 배우자를 만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게다가 남아선호사상 쇠퇴 등으로 2030년에는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진다는 점도 연상녀와 연하남의 만남을 늘릴 거란 분석이 나온다.

난임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지만 결혼과 임신은 더 늦추고 싶은 여성들에게 연하남과의 결혼이 대안으로 떠오른다는 시각도 있다. 임신과 출산에는 여성의 나이가 더 중요한 것으로 인식돼왔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나이가 출생률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의 배우자인 정자는 작지만 운동성이 있고 암컷의 배우자 난자는 운동성은 없지만 양분(養分)과 세포 소(小)기관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

수컷의 배우자인 정자는 작지만 운동성이 있고 암컷의 배우자 난자는 운동성은 없지만 양분(養分)과 세포 소(小)기관을 갖고 있다. 중앙포토

영국 세인트조지 병원 산부인과 기타 나르군드 교수 연구팀이 1만9000건에 달하는 체외수정 주기 분석을 통해 부모의 연령이 출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고 지난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35~40세 사이의 여성의 경우 남성 배우자의 나이가 40세 이상이면 배아의 출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배우자가 35세 이하일 때 배아의 출생률은 32.8%였지만 40~44세인 경우 출생률이 27.9%였다.

다만 35세 이하나 40세 이상 여성의 경우, 남성 배우자의 나이가 출생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나르군드 교수는 “35세 이하의 여성 난자에는 나이가 많은 남성의 정자에서 높은 확률로 발견되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있지만, 40세 이상 여성은 정자의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평균초혼연령은 남자 33.4세 여자 31.1세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상녀ㆍ연하남 결혼’ 트렌드는 가속화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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