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 마린(36) 핀란드 총리가 파티에서 춤을 추고 있는 영상이 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복용 의혹까지 휩싸이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핀란드 정치권에서는 마린 총리가 마약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마린 총리도 필요한 경우 직접 검사를 받겠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마린 총리는 지난해 12월에도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외무부 장관과 밀접접촉을 한 뒤 업무용 전화를 집에 두고 새벽 4시까지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가 사과한 바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핀란드 타블로이드 일탈레흐티를 통해 최초 공개된 마린 총리의 파티 영상이 한 차례 삭제된 뒤에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을 통해 확산 되고 있다.
해당 동영상에는 마린 총리가 한 가정집에서 가수, 방송인, 국회의원 등 유명 인사 여러 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춤추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상 속에서 핀란드말로 ‘코카인’ 또는 ‘암페타민’으로 추정되는 단어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는 핀란드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파장은 커졌다.
마린 총리는 “몇 주 전 친구들과의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소란스럽게 춤추며 노래를 부르긴 했지만, 술 외에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것은 완전히 합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숨길 게 전혀 없다. 나는 여가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 보낸 것 뿐”이라며 “그것은 내 나이 또래와 다를 게 없다고 확신한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마린이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마린은 필요할 경우 약물 검사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린 총리를 옹호하는 지지자도 있다. 야쇽 스웨인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는 “왜 마린 총리는 일이 끝난 뒤 파티를 즐길 수 없느냐”며 “우리 지도자가 사람이 아니길 기대하느냐”고 했다.
마린 총리를 둘러싸고 사생활 논란이 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페카 하비스토 외무부 장관과 밀접 접촉 후에도 나이트클럽을 찾아 새벽 4시까지 춤을 춘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비판 여론이 일자 페이스북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면서도 “나는 총리이기도 하지만 한 명의 사람이기도 하다. 내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엔 가죽 재킷을 입고 록 페스티벌에 방문한 사진으로 ‘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마린 총리는 2019년 12월 34세에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며 당시로선 역대 세계 최연소 여성 정부 수반 기록을 세웠다. 그는 21세에 사회민주당의 청년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에 발을 디뎠다. 27세 때인 2012년 탐페레시의 시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2014년 사민당 부대표로 선출됐다. 2015년에는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총리로 취임하기 직전 2019년에는 교통부 장관에 선출되며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국-핀란드 개정 항공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