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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심야에 잠든 택시 5000대…다시 깨우려면 얼마? [뉴스원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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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전문기자의 촉: 택시 공급과 요금  

심야에 서울 강남역 등에서는 극심한 택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따. [연합뉴스]

심야에 서울 강남역 등에서는 극심한 택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따. [연합뉴스]

 서울시내 택시는 모두 7만 2000대가량입니다. 개인택시가 5만대 가까이 되고 나머지가 법인택시인데요. 서울시 인구가 1000만명이 조금 못되니까 대략 인구 1000명당 7.2대 정도 됩니다.

 이 수치는 일본 도쿄의 3.2대, 영국 런던 2.4대, 미국 뉴욕 1.6대 등 선진국의 주요 도시와 비교해서 절대 적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택시 대수 자체는 서울이 꽤 많은 편인데요.

 그런데 왜 택시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서울시가 코로나19 이전과 최근의 심야시간대(23시~02시) 운행택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그 답이 있습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4월에는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가 평균 2만 4333대였습니다. 이 중 개인택시가 1만 2859대, 법인택시가 1만 1474대인데요.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에도 심야에 택시 잡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기다리면 탈 수는 있는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그러던 것이 올해 7월 넷째 주를 기준으로 살펴보니 심야 운행택시는 평균 1만 9470대로 4863대가 줄어들었습니다. 코로나 이전보다 약 20%가 감소한 건데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세부적으론 개인택시가 1,053대, 법인택시는 3805대가 줄었습니다. 개인택시 운행감소율이 8%지만 법인택시는 33%나 되는데요. 실제로 법인택시의 현재 운행률은 30%대에 불과합니다. 법인택시 10대 중 7대는 멈춰서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처럼 특히 법인택시의 운행률이 저조한 건 기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법인택시 기사수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30% 넘게 줄었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택시기사의 수입이 너무 적은 탓이 가장 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생활고 탓에 법인택시 기사 상당수가 배달이나 택배로 전직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서울시는 택시 승차난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시행했는데요. 야간(21시~04시)에 한시적으로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하고, 운행가능 시간도 늘렸습니다.

 또 당초 오후 9시~다음날 오전 9시까지이던 운행시간을 오후 5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로 늘려주는 등의 방식을 통해 심야전용택시(9조)도 증가시켰는데요. 2300명에서 5600여명으로 3700명 넘게 늘었습니다. 법인택시의 야간 운행비율 확대도 추진했고요.

서울지역 법인택시는 기사 부족 탓에 운행률이 30%대에 그치고 있다. [뉴스1]

서울지역 법인택시는 기사 부족 탓에 운행률이 30%대에 그치고 있다. [뉴스1]

 이런 대책을 통해 심야시간대 택시 부족 대수를 지난 4월의 7200대에서 최근엔 4800여 대로 2400대가량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만으로는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를 더 이상 늘리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결국 공급을 늘리려면 택시 운행이 돈이 되어야 합니다. 택시기사가 운행을 통해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릴 수 있어야만 떠났던 법인택시 기사가 돌아오고, 개인택시 운행도 증가하고, 신규 인력도 유입된다는건데요. 지금처럼 주요 선진국보다 상당히 저렴하고 경직된 요금 체계에서는 기사의 처우 개선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심야시간대 수요와 공급상황에 따라서 요금을 기준의 3~4배까지 더 받는 '탄력요금제'나 빠른 배차를 위해 승객이 일정 금액의 호출료를 별도로 지불하는 '스마트호출', 심야할증요금 적용시간의 확대와 요율 조정 등의 대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승객 입장에선 요금이 오르면 부담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지금의 요금체계를 고수한다면 택시 공급이 정체돼 사실상 승차난은 풀리기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지적이기도 합니다.

 일부에선 타다나 우버의 허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타다는 일반 택시보다 요금이 꽤 비쌌다는걸 고려해야 합니다. 또 우버는 현재 택시 요금 수준에선 사업성이 없을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적정 수준의 요금체계 개편, 그리고 그에 따른 서비스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만 택시 승차난이 완화되고 보다 편리하고 빠른 택시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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