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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관리·목욕에 2100만원 썼다…김원웅 또 8억대 비리혐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가보훈처가 횡령 등 비리 혐의로 물러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추가 비리 혐의가 담긴 광복회 감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를 통해 직접 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김 전 회장의 파렴치한 범법 행위는 단순한 부정부패를 넘어, 역사의 법정에서 순국선열이 비분강개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비리 혐의와 관련한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19일 오전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비리 혐의와 관련한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보훈처는 지난 6월 27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한 달여간 김 전 회장의 비위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고강도 특정감사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2020년 성남시와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을 함께 하면서 시장가보다 90% 이상 부풀린 인쇄 계약을 맺어 광복회에 5억원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비리는 은수미 전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 일어났다.

또 김 전 회장이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내 광복회 카페(‘헤리티지 815’ 2호점)의 인테리어 공사에 개입해 실제와 달리 공사비 9800만원을 초과 지급한 사실도 적발했다. 이 외에도 김 전 회장이 법인카드를 목욕이나 가발 관리에 쓰는 등 2100만원을 유용하고, 광복회가 영세한 마스크 업체로부터 대가성 기부금 1억원을 받는 데 관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19일 국가보훈처는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지난 2020년 성남시(당시 은수미 성남시장)와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을 함께 하면서 시장가보다 90% 이상 부풀린 인쇄 계약을 맺어 광복회에 5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사진 속 맨 위의 만화는 김 전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 씨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편이다. 백범 김구 선생(가운데)과 이봉창 의사(아래)를 다룬 편들보다 분량이 더 많다. 사진 국가보훈처

19일 국가보훈처는 광복회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지난 2020년 성남시(당시 은수미 성남시장)와 독립운동가 만화출판사업을 함께 하면서 시장가보다 90% 이상 부풀린 인쇄 계약을 맺어 광복회에 5억원의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사진 속 맨 위의 만화는 김 전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 씨를 주인공으로 제작한 편이다. 백범 김구 선생(가운데)과 이봉창 의사(아래)를 다룬 편들보다 분량이 더 많다. 사진 국가보훈처

김 전 회장이 근무하던 지난해 8월 광복회는 한 금융사가 독립유공자 및 유가족들에게김치를 나눠주라며 기부한 8억원 가운데 1억3000만원을 위법하게 전용했다. 김 전 회장은 제대로 공고를 내지 않고 면접도 없이 정치인 시절 자신의 보좌관 등 지인 7명을 임의로 광복회 직원으로 뽑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당시 채용에 관여했던 광복회 관계자는 “사후에 면접표를 작성하는 등 조작 행위가 있었다”고 보훈처에 털어놨다.

횡령 혐의 수사중…"곧 검찰 송치"

김 전 회장에 대한 보훈처 감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 10일 결과가 발표된 1차 감사에선 김 전 회장이 국회 내 광복회 카페(‘헤리티지 815’ 1호점)의 수익금 중 6100만원을 자신의 비자금으로 쓰고, 친인척이 세운 골재 채취 회사에 광복회 사무실과 집기를 무단으로 무상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보훈처는 “김 전 회장이 비자금 중 일부를 안마와 이발, 한복 구입비 등에 썼다”며 김 전 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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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경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거의 마무리하고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보훈처는 이와 별도로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한 고발도 예고했다. 박 처장은 “김 전 회장과 광복회 내 비리 관련자 등 5명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6일 자유대한호국단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광복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당시 김 회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뉴스1

지난 2월 16일 자유대한호국단 회원들이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광복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당시 김 회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뉴스1

광복회는 비리로 궁지에 몰린 김 전 회장이 지난 2월 16일 사퇴한 이후에도 내홍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5월 새 광복회장에 선출된 장호권 회장(장준하 선생의 장남)은 광복회원에게 장난감총으로 위협하는 등 특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또 선출 과정에서 장 회장을 포함한 후보들 간 ‘표 몰아주기’ 담합 의혹이 제기돼 법정 소송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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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처장은 이와 관련한 질의에는 “현 회장에 대한 여러 문제는 이번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수사 결과 등을 살펴보고 관련 법률과 광복회 정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호국보훈공원 추진…대통령이 지시" 

한편 박 처장은 지난 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용산공원 내 보훈추모시설(호국보훈공원) 건립 계획과 관련해서도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혔다. 박 처장은 “업무보고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보훈처가 법과 제도 등 제반 사항에 대해 확실히 주도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신속하게 하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으로부터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또 보훈처의 위상 제고를 위한 ‘보훈부’ 승격과 관련해선 “여ㆍ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도 공감대가 있다”며 “조만간 허심탄회하게 (승격을) 알릴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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