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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한국 온 브래드 피트 "영화 홍보? 한식 먹으러 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불릿 트레인’은 저희 7명의 소시오패스가 하나의 기차에서 만나는 영화죠.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걸 모르고 모이는데 배우들 연기가 훌륭했어요.”
새 ‘청불’ 액션 ‘불릿 트레인’(24일 개봉)으로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8년 만에 내한 간담회를 가진 브래드 피트(59). 주연 배우 중 맏형 노릇까지 도맡았기 때문일까. 함께 내한한 공동 주연 애런 테일러 존슨(32)을 향한 그의 얼굴에 ‘아빠 미소’가 가득했다. 그간 제작‧주연을 겸한 영화로 한국을 찾았던 피트다.

24일 개봉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주연 브래드 피트 8년만에 내한 #어수룩한 소시오 패스 킬러 역 #또 다른 킬러 역 존슨도 첫 내한

2011년 ‘머니볼’을 시작으로 ‘월드워Z’(2013) ‘퓨리’(2014)에 이어 이번이 4번째 방한. ‘빵(Bread)형’이란 한국 별명까지 얻은 그는 “영화가 아니라 한국 음식 때문에 다시 왔다. 한국 음식 기대하고 있다”며 친근하게 인사했다. 상하의 청청 패션에 운동화를 신은 차림이 영화 속 ‘레이디버그’ 판박이었다.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불릿 트레인’(연출 데이빗 레이치) 내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불릿 트레인’(연출 데이빗 레이치) 내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소시오패스 킬러 된 피트 "악역 즐겁다"

‘불릿 트레인’은 운 없기로 유명한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가 대타로 맡은 임무를 위해 시속 400km로 달리는 초고속 열차를 탔다가 다른 킬러들과 죽고 죽이는 봉변에 휘말리는 살육전을 그렸다. 신체 절단 등 잔혹한 표현 수위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에 견줄만하다. 극단적인 악인들의 혈투에서 친근감을 주는 건 주인공 레이디버그다. 행운의 상징으로도 통하는 무당벌레(Lady Bug)란 애칭과 정반대의 나쁜 운세 탓에 자기 계발 지침서에 의존하는 캐릭터다. 노트북을 살상 무기로 둔갑시킬 만큼 인간 병기급 전투력을 갖췄지만 화장실 비데 건조 바람이 신기한 듯 머리카락을 내맡기고, 기차 ‘정숙칸’에서 상대 킬러를 조용히 제압하려 애쓰는 순박한 면을 피트가 코믹하게 살려냈다.

그럼에도 살상을 서슴지 않는 자신의 캐릭터를 ‘소시오패스’라 설명한 피트는 “레이디버그는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항상 뭔가 잘못되는 특이한 캐릭터인데, 악역이나 독특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가장 즐겁다”면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가 운명과 운이다. 운명의 인형인가,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인가 라는 주제를 갖고 코미디와 액션을 만들었다”고 했다.

"감독이 내 스턴트 대역 출신…성룡·채플린 오마주했죠"

할리우드 배우 애런 테일러 존슨과 브래드 피트(오른쪽)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불릿 트레인’(연출 데이빗 레이치) 내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복주머니 케이크를 선물 받고 '복'을 먹는 시늉을 하고 있다. 뉴스1

할리우드 배우 애런 테일러 존슨과 브래드 피트(오른쪽)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불릿 트레인’(연출 데이빗 레이치) 내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복주머니 케이크를 선물 받고 '복'을 먹는 시늉을 하고 있다. 뉴스1

연출을 맡은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존 윅’(2014) ‘데드풀 2’(2018) 등 신랄한 위트를 버무린 B급 액션의 장인으로 통한다. 실제 스턴트 배우 출신인 그는 피트와도 오랜 사이다. 피트의 주연 영화 ‘파이트클럽’(1999) ‘트로이’(2004) ‘미스터&미세스 스미스’(2005)에서 스턴트 대역을 맡아왔다. “레이치는 오랜 동료이자 친구”라고 소개한 피트는 “예전엔 제가 보스였다면 이번엔 감독님이 저의 보스가 됐다”면서 “스턴트 대역이 자기만의 언어를 가진 감독으로 성장한 경우가 흔치 않다. 저희 둘 다 성룡, 찰리 채플린 배우를 존경해서 영화를 통해 벤치마킹하며 저희의 동경을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불릿 트레인’에서 애런 테일러 존슨은 의문의 서류 가방을 놓고 레이디버그와 맞서는 킬러 ‘탠저린’이 됐다. 큼직한 콧수염을 기른 탠저린은 피부색이 다른 금발의 킬러 ‘레몬’과 인생의 단짝이자 ‘쌍둥이’로 불린다. ‘이터널스’에서 마동석과 호흡을 맞춘 배우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레몬 역을 맡았다. “브래드는 전설이자, 아이돌, 멘토였다. 늘 저희를 챙겨주고 선배로부터 좋은 유머가 내려온 덕분에, 영화에 결투 액션이 많았는데도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한 존슨은 “스턴트의 전설인 레이치 감독님과 브래드 피트의 우정은 우리 모두를 겸손하게 만들었다. 그 시너지가 촬영장에서도 가족처럼 서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고 촬영하러 갈 때도 출근이 아니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러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돌이켰다. 또 “형제 같은 역을 맡은 헨리와는 극 중 다른 사람을 살해하는 소시오패스지만 서로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느낌이었다. 탠저린과 레몬 사이의 호흡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어벤져스' 때 못 와 아쉬워" 첫 내한 존슨 삼계탕·깍두기 사랑

브래드 피트가 제작, 주연한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데드풀2' '존 윅'의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본 고속열차를 무대로 킬러들의 쫓고, 쫓기는 살육전을 처절하되 코믹하게 펼쳐냈다. 사진 소니 픽쳐스

브래드 피트가 제작, 주연한 액션 영화 '불릿 트레인'. '데드풀2' '존 윅'의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본 고속열차를 무대로 킬러들의 쫓고, 쫓기는 살육전을 처절하되 코믹하게 펼쳐냈다. 사진 소니 픽쳐스

마블 히어로 영화 ‘어벤져스’의 퀵실버 캐릭터부터 ‘테넷’(2020) ‘킥애스’ 시리즈 등 한국에도 얼굴을 알린 존슨은 이번이 첫 내한.
“‘킥애스’ ‘어벤져스’ 영화를 할 때부터 항상 한국에 오고 싶었다”면서 “어제 입국하자마자 훌륭한 삼계탕 집에 가서 김치도 먹었고 깍두기도 너무 맛있었다. 오늘 저녁엔 한국 바비큐를 먹을 텐데 숙소 근처에 광화문, 경복궁이 있어서 한국 전통가옥 양식이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했다. 삼계탕, 깍두기 등은 서툰 한국말로 발음했다.

피트는 ‘불릿 트레인’이 팬데믹 기간 촬영한 영화인 만큼 코로나 시국의 감정을 나눌 만한 면모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팬데믹 기간 자가 격리를 경험한 분도 있을 거고 우리 모두에게 기이하고 외로운 시간이었죠. 내면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고민한 시간이었고요. 저는 인생이 길지 않기에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힘든 시간을 겪은 만큼 영화를 실컷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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