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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자갈까지 수놓은 카페 女사장…文에 '34개월 정성'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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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위험이 사라진 통일된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평화롭게 살아 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홍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민경(가운데)씨가 1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34개월 동안 본인이 작업한 남북정상회담 기념 십자수를 전달했다. 오른쪽은 정 씨와 동행한 이제국 씨. 사진=정민경씨 제공

홍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민경(가운데)씨가 1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34개월 동안 본인이 작업한 남북정상회담 기념 십자수를 전달했다. 오른쪽은 정 씨와 동행한 이제국 씨. 사진=정민경씨 제공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은 강원도 홍천에 거주하는 정민경(52)씨의 가슴을 뛰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군부대를 보며 전쟁보다는 평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현실로 될 수 있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강원 홍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민경씨가 2019년1월부터 34개월동안 작업한 남북정상회담 기념 십자수.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휴전선을 넘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을 수놓은 작품이다. 사진=정민경씨

강원 홍천에 거주하고 있는 정민경씨가 2019년1월부터 34개월동안 작업한 남북정상회담 기념 십자수.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휴전선을 넘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는 장면을 수놓은 작품이다. 사진=정민경씨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특히 김 위원장이 당일 판문점의 휴전선을 표시하는 콘크리트 턱을 넘어와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다. 이후 정 씨는 정상회담 장면을 개인적으로라도 기록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흰색 천 앞에 섰다.

두 정상이 콘크리트 휴전선 앞에서 악수하는 사진을 구해 천 위에 밑그림을 그리고 바늘로 수를 놓아 가는 과정은 그의 희망과 기대를 새기는 과정이었다. 정 씨는 ”어렵사리 조성된 분위기가 문 대통령 임기 안에 통일로 이어지길 바랐다“며 “통일이 어렵다면 적어도 종전선언이라도 이뤄지길 기원하는 마음이었다”고 제작 동기를 전했다.

2019년 1월부터 카페를 운영하면서 밤낮 없이 한 땀 한 땀을 이어간 시간은 34개월. 그는 지난해 11월 폭 103.41㎝, 길리 145.87㎝(액자 제외)의 십자수를 완성했다. 역사적인 장면의 기록이라는 의미에서 사진에 찍힌 판문점 바닥의 자갈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작업을 하는 동안 북ㆍ미 정상회담(2019년 2월), 남ㆍ북ㆍ미 판문점 회동(2019년 6월) 등 냉각된 분위기를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지만, 작품이 완성된 시점의 남북 관계는 그의 바람과 달랐다.

그는 완성한 십자수를 개인이 소장하기 보다 작품 속 주인공에게 전달키로 했다. 그래서 지난 18일 액자에 넣어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직접 전달했다. 1시간 여 동안 문 전 대통령과 환담하며 당시의 기대를 전했다고 한다. 정 씨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카페 운영에 전념하고 있지만 남북이 전쟁의 위험을 없애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작품 제작 초기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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