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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셀럽앤카]㊶ 대통령 의전차가 SUV…실용주의 마크롱이 고른 車의 품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첫 취임 당시 의전 차량인 푸조 SUV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첫 취임 당시 의전 차량인 푸조 SUV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스텔란티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4월 치러진 대선 결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2017년 마흔 살에 프랑스 역대 최연소 대통령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젠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그는 프랑스 정관계의 출세 관문으로 불리는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금융 부처에서 일하다 4년 만에 투자은행(IB) 로스차일드로 옮겼다.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

그는 로스차일드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업무를 맡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공직에 돌아와 IB에서 익힌 업무 능력과 ENA에서 쌓은 인맥을 활용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2년 자금난에 빠졌던 푸조·시트로엥(PSA)에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금 투입과 함께 PSA 이사회 의장에 ENA 인맥인 루이 갈루아를 적극적으로 추천해 앉혔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요 약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주요 약력.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자동차 산업과 이렇게 인연을 맺은 이후 2014년 경제산업디지털부 장관을 맡으며 한계 상황에 몰린 여러 산업 분야에서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30대 젊은 장관이라는 이미지와 구조조정이라는 개혁적 모습을 앞세워 정치적 인기를 끌었다.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 ‘앙 마르슈’를 창당해 201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공식 의전차로 SUV 선택

그는 2017년 취임 당시 공식 의전차로 세단이나 리무진이 아닌 푸조의 실용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택했다. 푸조는 시트로엥, 르노과 함께 프랑스 3대 자동차 브랜드로 꼽힌다. 푸조는 프랑스 대통령 공식 의전차로 프랑스 자동차 산업을 오랜 기간 대표했지만, 마크롱이 SUV를 택한 건 뜻밖의 선택이었다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기아의 전신인 기아자동차가 1970년대 말~80년대 초 조립 생산하던 푸조. [사진 스텔란티스]

기아의 전신인 기아자동차가 1970년대 말~80년대 초 조립 생산하던 푸조. [사진 스텔란티스]

푸조는 한때 한국에서도 고급차 3대 모델로 꼽히기도 했다. 기아의 전신인 기아자동차가 1970년대 말~80년대 초 조립 생산한 최고급 차량이 바로 푸조였다. 당시 현대자동차가 조립 생산한 포드 그라나다, 신진자동차(현 한국GM)의 레코드 로얄(로얄 살롱)과 함께 한국 도로를 달리는 최고급 차라는 위상을 누렸다.

고급 이미지에 높은 연비

푸조는 이런 고급 이미지와 함께 실용성이 높은 차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불모터스를 통해 2002년 한국에 재진출한 푸조는 당시 기름을 가득 채우고 한 번에 1000㎞ 이상을 달릴 수 있는 연비를 앞세웠다. 1000㎞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으로 오갈 수 있는 거리다. 경쟁 차종에 맞서 서울~부산 왕복에 도전하는 마케팅 행사를 펼치며 관심을 불러모았다.

16일 시승한 푸조 3008 SUV는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품격과 함께 실용성이 강조된 차량이다. 강병철 기자

16일 시승한 푸조 3008 SUV는 프랑스 자동차 산업의 전통적인 품격과 함께 실용성이 강조된 차량이다. 강병철 기자

이런 실용성은 프랑스의 PSA와 이탈리아·미국의 FCA가 합병해 새롭게 출발한 스텔란티스에서도 푸조 3008 SU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푸조 3008은 준중형 SUV임에도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1.2L 휘발유 엔진을 달았다. 그러나 엔진이 작아 보인다는 것은 근거 없는 기우에 불과했다. 8단 자동 변속기에 맞물려 고속 주행에서도 충분한 출력과 주행 성능을 선사했다.

실용성 뛰어난 푸조 3008

12.3인치 헤드업 디지털 계기판은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운전자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자리했다. 덕분에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쉽게 주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7개의 피아노 건반 형태로 배치된 아날로그 스위치는 온도 조절과 전화·오디오 등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신속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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