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20→27기 수직 낙하…선배 상당수는 잔류한다, 왜

중앙일보

입력 2022.08.19 05:00

업데이트 2022.08.19 11:36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대검 차장이 지명되면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전임 김오수 검찰총장이 사법연수원 20기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꺼번에 7기수가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과거 관례대로면 검찰총장의 동기·선배 기수들이 대거 사임하는 상황이 벌어졌을 수 있겠지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이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수사력을 집중해야 하는 등 대내외 여건상 상당수 잔류 가능성이 점쳐진다.

李 후보 동기·선배 19명…한 고검장 “‘검수완박’에 할 일 많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검찰에 따르면 현재 이원석 후보자와 사법연수원 기수가 같거나 높은 검찰 간부는 19명이다. 이 후보자와 함께 총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 여환섭 법무연수원장(24기), 김후곤 서울고검장(25기), 이두봉 대전고검장(25기) 모두 이 후보자보다 기수가 높다. 

이 외에 노정연 부산고검장(25기), 이주형 수원고검장(25기), 조종태 광주고검장(25기), 최경규 대구고검장(25기), 노정환 울산지검장(26기), 문홍성 전주지검장(26기), 심우정 인천지검장(26기), 이수권 광주지검장(26기), 임관혁 서울동부지검장(26기) 등이 이 후보자의 선배이고, 배용원 청주지검장(27기), 주영환 대구지검장(27기), 이철희 부산고검 차장검사(27기) 동기다.

총장의 선배 또는 동기 기수들이 옷을 벗는 검찰 관례를 고려하면 줄사퇴를 예상할 수도 있지만, 검수완박 대응 등 현재 검찰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변수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상당수 일선 고검장·지검장은 당분간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검수완박법(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 시행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법무부와 대검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청구하고, 의견서도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지만 법 시행 이전에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하다.

또 일선 고검·지검마다 문재인 정부 관련 전 정부 의혹 사건, 대선·지방선거 선거 사건 등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주요 사건들도 산적해 있다. 단기간 수사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간부들이 대거 사표를 낼 경우 지휘부 공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 총장 후보였던 한 고검장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검수완박법 시행에 따른 대책 마련 등 아직 남아 할 일이 많다”라며 “이원석 후보자와도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은 마친 뒤 적절한 시기에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퇴 관행’ 옅어져…尹총장 때도 선배·동기 잔류 선례

2019년 8월8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2019년 8월8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검찰총장의 동기나 선배가 사임하던 관행도 옅어졌다. 검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장의 동기·선배가 사퇴하는 관례가 있기는 하나, 최근 이 같은 경향도 많이 옅어진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파격 임명됐을 당시에도 조직 안정을 위해 선배 기수가 자리를 지킨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2019년 6월 사법연수원 23기인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지명될 당시 전임은 문무일 총장(19기)으로 윤 대통령과 5기수 차이가 났다.

당시 검사장급 이상 간부 중 윤 대통령의 동기·선배인 19~23기는 총 30명에 달했다. 일부는 사임했지만, 김오수 법무부 차관(20기)을 비롯해 박균택 전 법무연수원장(21기), 김영대 전 서울고검장(22기), 김우현 전 수원고검장(22기),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22기), 이영주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22기) 등 선배들은 물론 23기 동기 대부분이 검찰에 잔류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100일이 갓 지난 정권 초기인 데다, 고위 간부급 인사가 이뤄진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때문에 적어도 다음 정기 인사 때까지는 현재 체제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원석 후보자가 이미 석 달 가까이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사실상 검찰 조직을 이끌어 오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자가 총장으로 지명되면서, 현 대검 차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만큼 소폭의 후속 인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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