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윤 정부 첫 검찰총장 이원석, 중립성 지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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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이원석 대검 차장검사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전 정권과 야당 인사 의혹 관련 수사 책임

그 어느 때보다 균형감 있는 리더십 필요

100일 넘게 공석인 검찰총장 자리에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이 어제 지명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열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2012년 한상대 전 총장 퇴임 후 이듬해 채동욱 전 총장이 취임하기까지 걸린 124일 최장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총장 공석이 더 길어지지 않는 건 다행이지만, 총장 지명까지 굳이 그 긴 시간을 들였어야 했느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총장 자리가 비어 있는 사이에 검찰 인사 및 조직 개편, 전 정권 인사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 수사가 일부 시작됐다. 검찰 인사의 경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주도로 세 차례 단행돼 주요 보직에 소위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자리했다. 특히 대검에서 총장을 보좌할 주요 참모들까지 자리 배치가 끝났다. 이런 이유로 실질적으로 윤 대통령 최측근인 한 장관의 검찰 조직 장악이 끝났고, 누가 검찰총장이 되더라도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이 후보자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함께 추천했던 다른 세 명의 연수원 24∼ 25기 검찰 선배를 제치고 지명됐다. 윤 대통령이나 한 장관처럼 특수수사를 주로 한 특수통으로 분류되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보좌했다. 2017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파견 근무할 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하면서 수사 공조한 경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라인’으로 꼽힌다. 한 장관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지난 5월 김오수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총장 직무대리를 맡아 한 장관이 주도하는 검찰 조직 변화를 큰 내부 반발 없이 관리했다.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임명에 국회 동의가 필요 없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 달 이 후보자는 검찰총장 자리에 앉게 된다. 총장이 되면 당장 문재인 정부 및 이재명 민주당 의원 의혹과 관련한 수사를 지휘해야 한다. 한동훈 장관도 수차례 검찰총장을 패싱하지 않고 검찰 수사 지휘를 총장에게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그리고 최근 본격화된 대장동 및 이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가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전 정권에 대한 보복 수사’ ‘야당 탄압’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정치성이 강한 수사들이라 진행될수록 더 큰 논란거리들이 생길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수사 중립 요구를 이전 어느 후보자보다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진행 중인 수사나 향후 시작할 수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 균형감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것이 국민이 원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