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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기' 논란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사의..."시행령 정치"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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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 균형위]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 균형위]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01일 만이다. 일각에선 정권 교체 이후 김 위원장이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文 정부 인사…임기 1년 남기고 사퇴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달 말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현 정부) 당국자 누구도 제 거취에 대한 공식적 상의를 해오지 않은 채 우회적으로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줘 (사퇴)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균가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는 정치적으로 논란되는 문제를 다루는 곳이 아니다”라며 “(위원회 기능상) 정치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위원장)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건데, 정권 교체만 되면 사람을 바꾸려 하는 정치권 수준이 높지 않다”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20년 3월 위원장으로 위촉된 뒤 지난해 8월 재위촉됐다. 균형위 규정상 위원장 임기는 2년으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균형위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주요 정책을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다. 위원장은 관련 법률에 따라 임기가 정해져 있지만,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퇴임하면 함께 물러나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국가 균형발전론의 원조 격인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균형위를 맡길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이력을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경북대 교수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18년 대구 교육감 선거에 진보성향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는 지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브리핑실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마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퇴 압력주려 직원에 불이익?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퇴) 압력을 주려 (현 정부가) 균형위 직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은 균형위와 함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자치분권위원회를 통합해 ‘지방시대위원회(지방시대위)’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지방시대위 신설은 김 위원장이 사임하지 않아서 추진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균형위가 대통령 자문 기구이긴 하나 위원장 동의 없이는 대통령도 위원장을 마음대로 교체할 수 없어서다.

결국 지방시대위가 출범하면 균형위 소속 직원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15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통폐합으로 균형위 기획단이 해체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방시대위 설치와 관련해 그동안 일절 협의가 없었다”며 “전문성 있는 직원은 해고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 균형위]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 균형위]

지방시대위도 ‘시행령’으로?

김 위원장은 지방시대위를 시행령으로 설치하는 것도 지적했다. 그는 “균형위와 자치분권위가 각각의 특별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지방분권 관련 특별법)에 의해 기능을 하는 만큼 중복된 위원회인 지방시대위를 시행령만으로 만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시행령으로 지방시대위원회를 만드는 건 여러 대안 중 하나”라며 “두 개 위원회가 법에 기능이 명시돼 있는 상태에서 같은 기능들을 시행령으로 조직해 대신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인정했다. 다만 “법을 통해 두 위원회를 통합하고 최종적으로 지방시대위를 준비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령 아닌 정부 법 개정을 통해 지방시대위를 설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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