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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발에도…미국·대만, 올가을 무역·투자 협상 공식 개시

중앙일보

입력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나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은 올가을 대만과 공식적인 무역·투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왼쪽) 미국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3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나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은 올가을 대만과 공식적인 무역·투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올가을께 대만과 공식적인 무역·투자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과 대만 간 밀착은 중국의 반발을 살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6월 미국과 대만이 발표한 '21세기 무역에 관한 이니셔티브'의 출범에 합의했다며, 올가을부터 공식적인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6월 인도·태평양 경제협의체(IPEF)에서 대만이 제외된 이후 별도로 대만과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기로 했다. 협상 내용은 양국 간 원활한 무역과 바람직한 규제 관행, 반부패 기준, 농업과 디지털 무역, 무역 장벽 제거 등 11개 무역 분야다.

사라 비앙키 USTR 부대표는 이번 협상이 "양국 간 무역과 투자 관계 심화, 공유된 가치에 기반을 둔 상호 무역 우선순위를 진전시키고 노동자와 기업을 위한 혁신과 포용적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도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미국과 대만 간 무역 규모와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고안됐다"며 양국 간 공급망 확보 등을 위한 이니셔티브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관계법에 따른 의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대만 파트너들과의 경제적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도 성명을 내고 "농산물 무역 촉진과 중소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지원을 통해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게 이번 협상의 목표"라며 "대만에 대한 국제 투자자의 신뢰를 높여 미국과 전 세계의 기술과 자금 유치가 가능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만 입장에서 이번 협상은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원하는 대만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앞서 덩전중(鄧振中)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니셔티브의 최종 목표는 FTA 체결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양자가 무역 촉진 합의에 이르더라도 실질적 내용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대만 간 경제협력 강화는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이튿날인 지난 6월 2일 브리핑에서 "중국 수교국이 대만과 공식적 성격을 가진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물론 어떤 형태의 당국 간 왕래에 대해서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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