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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공화당' 짙어진다…탄핵 찬성한 의원 20%만 생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 10명 가운데 2명만 오는 11월 중간선거 출전 티켓을 얻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지난 1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지난해 1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 의원 10명 가운데 2명만 오는 11월 중간선거 출전 티켓을 얻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공고해졌다. 공화당 선거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한다면 2024년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 10명 가운데 2명만 중간선거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4명은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후보와 맞붙어 패배했다. 나머지 4명은 이를 우려해 불출마를 선택했다.

경선에서 생존한 2명은 댄 뉴하우스(워싱턴), 데이비드 발라데이오(캘리포니아) 의원이다. 애덤 킨징어(뉴욕), 존 캣코(뉴욕), 프레드 업턴(미시간), 앤서니 곤살레스(오하이오) 의원 4명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리즈 체니(와이오밍), 제이미 에레라 보이틀러(워싱턴), 피터 마이어(미시간), 톰 라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경선에서 졌다.

체니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원을 받은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에게 득표율 29%대 66%(현재 99% 개표)로 참패를 당한 결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을 어떻게 장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WP는 분석했다.

이번 경선은 와이오밍주 132년 역사에서 공화당 경선에 가장 많은 유권자를 끌어모았다. 체니의 지난해 트럼프 탄핵 투표와 현재 진행 중인 하원 1·6 폭동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활동에 불만을 품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온 것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존 토마스는 WP에 "트럼프는 공화당 유권자들을 완벽하게 단단히 움켜쥐고 있으며,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가 되고 싶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을 경우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대선 출마를 지원하기 위한 정치 조직이 결성되고 있었으나, 최근 계획이 보류됐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잠룡' 가운데 트럼프 뒤를 이어 지지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체니 의원은 승복 연설에서 "트럼프가 오벌오피스 근처에도 가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해 반(反) 트럼프 선봉에 설 것을 예고했다.

NBC 뉴스 인터뷰에서는 2024년 대선 출마에 대해 "그것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고, 앞으로 몇 달 안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상원 탄핵재판에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 7명 운명도 엇갈렸다.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와 패트릭 투미(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2명은 불출마 후 은퇴를 선언했다.

상원의원은 임기가 6년이고 종료 시점이 각각 다른데, 올해 중간선거 출마 대상자는 7명 중 리사머코우스키(알래스카) 의원이 유일했다.

머코우스키 의원은 17일 현재 득표율 44.2%로 1위에 올라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켈리 치바카 후보도 득표율 39.8%로 본선에 올랐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경선은 유권자들이 정당에 상관없이 투표하고, 최다 득표자 4명이 본선에 진출한다. 3위에 오른 민주당 후보 득표율이 6%에 불과해 결국 11월 중간선거에서 머코우스키와 치바카가 다시 맞붙어 최종 승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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