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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가 놀라 사라졌다…변호사 한라운드 홀인원 두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 변호사가 두번째 홀인원을 한 프리스틴밸리 프리스틴코스 3번 홀. 사진 프리스틴밸리

서 변호사가 두번째 홀인원을 한 프리스틴밸리 프리스틴코스 3번 홀. 사진 프리스틴밸리

한 라운드에 두 번 홀인원한 변호사가 나와 화제다. 지난 13일 경기 가평의 프리스틴 밸리 골프장에서 서동천(48) 변호사는 밸리 2번 홀과 프리스틴 3번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아침 늦어서 허겁지겁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했다. 그런데 두 번째 홀에서 홀인원을 해 더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밸리 2번 홀은 호수를 건너는 어려운 파 3다. 서 변호사는 "거리 측정기로 158야드가 나왔고 8번 아이언을 쳤다"고 기억했다.

서동천 변호사의 홀인원증명서. 사진 서동천

서동천 변호사의 홀인원증명서. 사진 서동천

후반 3번 홀에서 다시 파 3홀이 나왔을 때 한 동반자는 “만약 여기서 서 변호사가 홀인원을 또 하면 미친 거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도 당연히 그 말에 수긍했다.

서 변호사는 “캐디가 125야드에 그린 경사가 오른쪽으로 흐르니 왼쪽을 겨냥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피칭 웨지로 친 샷은 잘 맞았고 오른쪽으로 스멀스멀 굴러가더니 홀로 빨려 들어가더라"고 했다.

서동천 변호사.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피셔스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사진 서동천

서동천 변호사.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피셔스 아일랜드 골프장에서. 사진 서동천

그는 "너무 황당하고 놀라서 캐디를 봤는데, 캐디가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얼굴이 굳은 상태였다. 그러더니 소름이 끼친다면서 카트를 타고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캐디는 이 골프장의 에이스급이라고 한다. 서 변호사는 “캐디분이 경험도 많고 그린 라인도 잘 보더라. 두 번째 홀인원을 하고 나서 갑자기 사라져서 우리도 놀랐다. 다른 캐디가 와서 몇 홀 도와주다가 원래 캐디가 돌아왔다”고 했다.

골프장 측에 확인한 결과 캐디는 화장실에 갔다 왔다.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두 번째 홀인원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을 성심성의껏 하는 캐디로 한 라운드 두 번 홀인원에 놀란 충격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급한 일이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대체할 캐디가 온 후에 간다.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가 급하게 카트를 몰고 떠난 걸 보면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서 변호사는 재미 교포다. M&A와 회사법 등을 담당하고 있다. 어릴 적 말레이시아에서 자랄 때 골프를 시작해 구력이 35년이다.

서동천 변호사와 박찬호는 절친한 친구로 지낸다. 사진 서동천

서동천 변호사와 박찬호는 절친한 친구로 지낸다. 사진 서동천

이날 74타를 쳤으며 평소 70대 후반 정도의 스코어를 낸다. 서 변호사는 "파 4홀에서 샷 이글은 두 번 했는데 홀인원은 한 번도 하지 못하다가 한 라운드에 두 번 기록하니 정말 얼떨떨하다"고 했다.

그는 “골프를 엄청나게 사랑한다. 홀인원을 두 번 할 때 엄청나고 순수한 기쁨을 느꼈다. 마치 아이가 태어났을 때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또 “한 라운드 두 번 홀인원 기록을 검색했는데 오래전 서문수라는 분이 한 기록도 있더라. 그 확률이 1700만 분의 1이라는데 서 씨에게는 확률이 더 높은가 생각했다”며 웃었다.

서 변호사는 “홀인원 비결은 없다. 요즘은 유연성이 떨어져 샷을 하기 전에 오른쪽 무릎이 밀리지 않게 주의한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또 “미국에서 지인들의 초대로 시네콕 힐스, 피셔스 아일랜드 같은 프라이빗 명문 코스를 더러 다녔다. 그러나 홀인원이 두 번 나온 프리스틴 밸리를 따라갈 수가 없다. 프리스틴밸리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코스”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좋은 일이지만 금전적으로는 괴로운 일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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