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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콘클라베' 비밀회의 끝났다…시진핑 밀착수행 50대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를 찾아 랴오선(遼瀋)전투기념관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시 주석 옆으로 장궈칭 랴오닝성 서기가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를 찾아 랴오선(遼瀋)전투기념관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시 주석 옆으로 장궈칭 랴오닝성 서기가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16일 오후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를 찾아 랴오선(遼瀋)전투기념관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신화사는 시 주석이 동북해방전쟁의 역사와 랴오선 전투의 승리를 회고했다고 전했다.

랴오선 전투는 지난 1948~49년 화이하이(淮海, 화이허·하이저우), 핑진(平津, 베이핑·톈진) 전투와 더불어 국공내전 3대 전역의 첫 번째 전투였다. 당시 중국공산당(중공)군이 국민당군을 물리치면서 선진 산업지대였던 만주 전역을 차지했다. 동북 인민해방군 사령관은 린뱌오(林彪)였지만 마오쩌둥(毛澤東) 중공 중앙군사위 주석의 막후 지휘를 받았다. 시 주석의 진저우 시찰이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군이 최종적으로 쫓겨간 대만 문제를 소환하면서 마오쩌둥까지 상기시키려는 행보로 보이는 이유다.

16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시를 시찰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과 만나 교류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16일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개혁개방 1번지인 선전시를 시찰하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과 만나 교류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캡처

이날 리커창(李克强·67) 국무원(정부) 총리는 남부 선전(深圳)을 찾았다. 16일 오후 10시(현지시간) 경 관영 신화사는 리 총리가 선전에서 광둥(廣東)·장쑤(江蘇)·저장(浙江)·산둥(山東)·허난(河南)·쓰촨(四川) 등 성장 6명과 화상 좌담회를 갖고 하반기 경제 정책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가 개혁개방과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 남순강화의 상징 도시를 찾은 의도적 행보로 풀이된다.

시 주석과 리 총리가 동북과 남부에서 동시에 업무에 복귀하면서 중국 전·현직 수뇌부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종료됐다. 지난달 3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건군 95주년 기념 리셉션을 끝으로 이달 1일부터 중공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 전원이 모습을 감춘 뒤 16일 만이다. 중국판 콘클라베(교황을 선출하는 바티칸의 비밀회의)로 불리는 베이다이허 회의는 올해 중공 제20차 전국 대표회의(20대)에서 선출될 차기 정치국원 명단을 막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화권 SNS에선 이날 득의양양한 리 총리가 마스크를 하지 않은 군중에 둘러싸인 영상이 널리 퍼졌다. 일각에서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리 총리가 원로의 지지를 끌어내 개혁을 20대 주제로 되살리는 데 성공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시 주석의 막강한 기세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시 주석은 지난 2019년 간쑤(甘肅, 8월 19~22일), 2020년 안후이(安徽, 8월 18~21일), 2021년 허베이(河北, 8월 23~24일) 등 베이다이허 회의 직후 국내 시찰로 업무에 복귀해 온 선례를 이어가며 자신의 3연임 굳히기 행보에 나섰다.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를 찾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시 주석 옆으로 장궈칭 랴오닝성 서기가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시를 찾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사가 17일 보도했다. 시 주석 옆으로 장궈칭 랴오닝성 서기가 수행하고 있다. 사진 신화망

이날 신화사는 장궈칭(張國淸·58) 랴오닝 서기가 시 주석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장 서기는 중국 정계에서 군수·우주개발 국영 기업가 출신을 일컫는 군수방(軍需幇)의 대표 주자다. 49세이던 지난 2013년 충칭(重慶)을 시작으로 톈진과 랴오닝을 거치며 정치 경력을 쌓은 장 서기는 이미 17기 중앙후보위원, 18·19기 중앙위원으로 20대 정치국 입각이 유력하다. 시 주석이 직계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사단)과 더불어 군수방을 외곽 세력으로 내세워 3기 권력을 운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20대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16일 1면에 20대에 참가할 인민해방군과 무경 대표 304명의 명단을 게재했다. 5년 전 19대 군·무경 대표 선출이 9월 6일 이뤄졌던 것보다 20여일 앞당겨 발표했다.

20대 인사안과 향후 5년의 국정 운영 방안을 담은 정치보고 당장(黨章·당헌법) 개정안 등을 공식 확정할 19대 7중 전회와 20대 개최 시기는 이달 말 열릴 정치국 회의에서 최종 발표된다. 중국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킬 ‘정치의 계절’이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남과 동시에 막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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