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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 돌풍에 특근까지…쌍용차 정상화 시동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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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토레스

토레스

올해로 27년째 쌍용자동차에 다니는 이학주(49)씨는 최근 여름휴가를 일부 반납했다. 완성차 업계의 현장 직원들은 대개 7월 말부터 주말을 붙여 8박9일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이씨를 포함한 평택공장 토레스(사진) 조립라인 소속 1000여 명은 총 9일의 휴가 기간 중 3일은 회사로 출근했다.

쌍용차가 여름휴가 기간 중 사흘 내내 특근을 하기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평택공장은 요즘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2교대로 가동된다. 이씨는 17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주말과 광복절에도 출근했다”며 “쌍용차가 무쏘·코란도로 대표되던 ‘작지만 강한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인데 휴가 반납이 오히려 반갑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기휴가를 반납하면서 신차 출고를 당기기 위해 특근을 하는 경우는 노사가 한마음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쌍용차가 지난달 출시한 신차 토레스는 불과 2주 만에 2752대가 판매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예약 대수가 5만 대가 넘는다. 쌍용차는 지난 한 달간 내수·수출 포함 1만752대를 팔았는데 2020년 12월 이후 19개월 만에 월 1만 대를 달성한 것이다.

실적도 개선될 조짐이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는 5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79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7% 증가했고, 지난 3월 이후 4개월 연속 8000대를 넘었다.

무엇보다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KG 컨소시엄이 지난 11일 3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안을 상거래 채권단에 제안하면서 쌍용차의 법정관리 졸업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KG 컨소시엄의 추가 투자로 현금 변제율은 6.79%에서 13.92%로, 실질 변제율은 36.39%에서 41.2%로 각각 높아졌다. 오는 26일 열릴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할 수 있다.

이날 쌍용차 노동조합과 협력사 340여 개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연이자 196억원 탕감과 원금 1900억원 출자 전환을 촉구했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KG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3655억원 대부분을 지연이자와 원금 변제에 사용하다 보니 채권단의 실질 변제율이 41.2%에 불과하다”며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자동차·부품 산업을 지원하고, 중소 영세 협력사에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배 채권단 대표도 “산업은행이 지연이자와 원금을 모두 회수해 상거래 채권단에 돌아와야 할 채권율이 낮아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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