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PGA 펄펄 난 김주형, 세계 19위 도약…한국 골퍼 중 최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세계 19위로 올라선 김주형. US오픈 이후 PGA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언샷과 퍼트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놀라운 활약을 펼치며 세계 19위로 올라선 김주형. US오픈 이후 PGA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언샷과 퍼트 등 주요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로골퍼 김주형(20)은 2021~2022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0개 대회에 출전했다. 첫 3개 대회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초여름 열린 US오픈 이후 7개 대회에서는 하늘 높이 치솟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여름 김주형의 활약은 놀랍다.

PGA투어에 따르면 김주형은 지난 6월 US 오픈 이후 ‘타수 이득(Stroke Gained): 어프로치’ 부문에서 4위다. ‘타수 이득: 종합’ 순위는 5위고, 퍼트는 12위다. 평균 스코어는 8위다.

‘타수 이득: 어프로치’는 그린 공략 능력을 말한다. 아이언 혹은 하이브리드 등으로 그린을 공략할 때 참가 선수 평균보다 얼마나 이득 또는 손해를 봤는지 나타내는 통계다. ‘타수 이득: 어프로치’ 4위인 김주형은 PGA 투어에서 아이언을 네 번째로 잘 친다는 뜻이다. 퍼트 능력은 12위이며 전체 실력은 5위다.

아이언 기록은 중요한 통계다. 일반적으로 아이언을 잘 치는 선수가 골프를 잘하는 선수로 통한다. 스코어와의 상관관계도 가장 높다. 타이거 우즈는 아이언으로 황제가 됐다.

17일 현재 PGA 투어 아이언 순위는 윌 잘라토리스, 러셀 헨리, 콜린 모리카와 순이다. 김주형의 US오픈 이후 기록은 4위에 해당한다. 김주형은 규정 라운드를 채우지 못해 아직 순위에 들지는 못했다. 순위에 들어갔다면 김주형의 뒤로 캐머런 스미스, 저스틴 토머스, 마쓰야마 히데키, 스코티 셰플러, 토니 피나우, 샘 번스, 빅토르 호블랜드가 자리 잡았을 것이다. 세계 랭킹 1, 2위 셰플러, 스미스를 포함한 쟁쟁한 선수가 김주형의 뒤에 있다.

김주형은 퍼트 능력도 좋은 편(12위)이다.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만든 기회를 잘 살린다. 김주형은 3M 오픈 2라운드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인 세인트 주드 클래식 4라운드까지 15라운드 연속 이븐파 혹은 언더파를 기록했다. 현재 이 부문에서 토니 피나우와 함께 공동 2위다. 피나우는 이 기간 2연속 우승을 하는 등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하고 있다.

김주형은 3M 오픈 2라운드부터 15라운드 평균 67.13타를 기록했다. 최저타는 61타였다. 66타 이내의 슈퍼 라운드가 6차례 있었다.

윈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주형은 파 4인 첫 홀 쿼드러플 보기를 하고도 67타를 쳤다. 첫 홀에서 이른바 ‘양파’를 하고도 언더파를 친 건 2003년 이후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김주형은 바로 그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61타를 기록하면서 5타 차의 압도적인 우승을 거뒀다. 첫 홀 양파를 하고 우승한 선수는 PGA 투어가 기록을 시작한 지난 40년간 한 명도 없었다.

김주형은 지난 8일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까지 PGA투어의 비회원이었다. 이제 그는 겨우 스무살이다. 완전히 낯선 코스에서 이방인으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뒀다니 대단할 뿐이다. 김주형의 세계랭킹은 19위로 뛰어올랐다. 한국 선수 중 최고다.

김주형의 PGA 투어 입성은 최경주나 박세리의 도전처럼 드라마틱하다. 지난해엔 PGA 투어 진출을 위해 원정을 다니다 2주간 격리를 3차례나 했다고 한다. 올여름 김주형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그는 고도의 몰입을 하는 선수다. 경기할 때는 힘든 걸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몰입 속에서 61타, 63타 같은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