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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상관없다” “발뺌”…당헌 개정 멈춰선 날 또 충돌한 이재명·박용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후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박용진 후보(왼쪽부터)가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박용진 후보(왼쪽부터)가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이재명 방탄용’이라 불린 당헌 80조 개정안을 멈춰 세운 17일 이재명·박용진 대표 후보는 TV토론에서 또다시 격렬하게 부닥쳤다. 8·28 전당대회의 최대격전지인 광주·전남 권리당원 투표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광주KBS 주최 토론회에서였다. 두 사람은 전날 전북 지역토론회에 이어 두 번째로 1대1로 맞붙었다.

포문은 박 후보가 먼저 열었다. 박 후보는 자신의 첫 번째 주도권 토론에서 “비대위의 오늘 결정은 민심을 반영한 잘한 결정”이라며 “그동안 당헌 80조가 ‘(정부·여당이) 야당을 탄압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했던 이 후보의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굳이 묻는다면 이 조항이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통합이란 측면에서 ‘당 내에서 싸워가면서 강행할 필요가 있겠나’라는 게 제 생각”이라며 “비대위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는 일부 최고위원의 주장에도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명(왼쪽), 박용진 후보가 각각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광주 서구 KBS 광주방송총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명(왼쪽), 박용진 후보가 각각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어 “당헌 80조 개정 문제는 저와 관계가 없다. 저는 뇌물수수로 조사받는 게 아니라 (여러 사건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 조사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 해당 조항은 ‘사무총장이 당직을 정지할 수 있다’는 재량 조항이다. 대표가 사무총장을 임명하는데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라고 주장했다. 당헌 80조 1항이 ‘기소 시 자동정지’되는 조항이 아니라 ‘기소 시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어서 본인 입장에서도 굳이 개정할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것 때문에 당이 며칠 동안 혼란에 빠지고 내부에서 논란이 일어났다”며 “대표가 되겠다는 분이 발뺌하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받아쳤다. 이어 박 후보는 “2015년 이 조항을 만들었던 문재인 대표 등이 야당 탄압의 통로를 깔아놓기라도 했다는 말이냐”라고 몰아세웠다.

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의원(왼쪽)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 김상선 기자

지난달 이재명 민주당 의원(왼쪽)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가운데는 안규백 민주당 의원. 김상선 기자

이후 두 후보 간의 논쟁은 지난 4월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단독처리 국면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로도 옮겨붙었다. 박 후보는 “헌법재판소에서 검찰개혁법의 절차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이 이뤄지고 있다”며 “핵심은 민 의원 탈당이 ‘꼼수 탈당’인지 여부인데 (만약 복당을 시키면) 절차적으로 미비했다는 점을 당이 자인하게 되는 위험천만한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민주당을 위해서 민 의원이 희생했다고 생각한다”며 “당헌·당규의 복당 규정상에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1년 이내에 복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복당을 시켜야 한다는) 제 생각은 같다”라고만 말했다.

박 후보의 잇단 공세에 이 후보는 “박 후보님, (당헌 개정이 불발된 것을) 축하드린다. 그런데 승리라고 하실 건 없다”며 기 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과거를 뒤집어 내서 흠집을 내는 건 아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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