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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54분간 첫 회견 "민심 받들겠다"…100일 피자도 돌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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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대통령에게 듣는다'라는 테마였다. 사전 각본 없는 생중계로 54분간 진행됐다. 모두발언 20분을 국정운영 성과를 설명하는 데 할애한 윤 대통령은 이후 34분 동안 12개의 질문을 받고 답했다. 쏟아지는 질문에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4분 더 길어졌다. 오전 10시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먼저 저조한 국정 지지도에 대해 “민심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했다. 모두발언 4682자 중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역시 ‘국민’(20회)이었다. 북한을 향해선 “확고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거듭 손을 내밀었다. 이날 “언론과의 소통이 국민과의 소통이며, 언론 가까이에서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취임 100일 기념 피자를 돌렸다. 다음은 주요 발언 요약.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정치분야

▶지지율 하락=“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적된 문제를 국민의 관점에서 세밀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겠다. 조직과 정책 등 과제가 작동되고 구현되는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소통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면밀하게 짚어나가겠다.”

▶인적 쇄신=“철저하게 다시 챙기고 검증하겠다. 다만 국민의 민생을 꼼꼼하게 받들기 위해서 아주 치밀하게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이지, 국면 전환이라든가 지지율 반등이라고 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해서는 안 된다.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벌써 시작을 했고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 또 저는 작년 선거운동 때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 어떤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

▶도어스테핑(약식문답)=“계속하겠다. 여러분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할 수 없겠지만 저는 자유민주주의, 대통령중심제 국가라고 하면 대통령직 수행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고 국민에게 날 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용산으로 왔다. 저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 있다. 미흡한 게 있어도 (도어스테핑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국민이 이해하고 미흡한 점들은 개선돼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외교·안보

▶북한 이슈=“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의 체제 보장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와 우리 정부는 무리한, 힘에 의한 현상 변화는 전혀 원치 않는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다. 다만 남북 정상 간 대화나 또 주요 실무자들의 대화와 협상이 정치적인 쇼가 되어서는 안 되고 실질적인 한반도 동북아의 평화 정착에 유익해야 한다.”

▶비핵화=“먼저 (북한에) ‘다 비핵화를 시켜라. 그 다음에 우리가 한다’는 뜻이 아니다. 비핵화의 확고한 의지만 보여주면 거기에 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종전과는 다른 얘기다. (일각의 남한 핵무장론에 대해선)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는 항구적인 세계 평화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전제다. NPT 체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켜내겠다.”

▶한·일관계=“강제징용은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왔고 그 판결의 (우리나라) 채권자들이 법에 따른 보상을 받게 돼 있다. 다만 그 판결을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하고 있다. 저는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경제

▶노사분규=“법과 원칙이라고 하는 것을 노사를 불문하고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 법에 위반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으로 상황을 진압하는 것보다도 일단 대화와 타협을 할 시간을 좀 주고, 그래도 안 된다고 할 때는 법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파업 같은 경우에는 이들(하청노동자)의 임금이나 노동에 대한 보상이 과연 정당한지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대안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개혁=“독일에서 사민당이 노동개혁을 하다가 정권을 17년 놓쳤다고 한다. 그러나 독일 경제와 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개혁을 완수했다.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이라고 하는 3대 개혁은 중장기 국가 개혁이고 플랜이다. 그래서 이건 정부가 어떤 방향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먼저 국민의 여론을, 경우에 따라서는 모집단별로 세세하게 파악해 실증 자료도 많이 생산해내고, 거기에 터를 잡아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초당적·초정파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지금 노동법 체계가 2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법체계라면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산업구조하에서는 여기에 적용될 노동법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

▶주거문제=“저희가 그동안 주거복지라는 관점에서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시는 분들을 봤는데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보면서 이분들에 대한 안전이 시급한 문제임을 느꼈다. 공공임대주택은 어느 정도 여유분이 있고 이분들이 지상 주택으로 이전할 수 있는 전세자금 금융지원 여력도 좀 있다. 그래서 이걸 빨리 시행을 해서 이분들이 향후에 집중호우가 내리더라도 안전하게 계실 수 있게 장치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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