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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관저·사적채용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尹회견 절망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7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을 파헤칠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며 관련 의혹을 정조준했다. 의혹에 거론된 김건희 여사를 겨냥했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서에는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및 무소속 양정숙·김홍걸·윤미향·민형배·박완주 의원 등 총 175명이 서명했다. 국회법상 국정조사를 요구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요구서 제출 뒤 “용산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안보 재난 공백, 이전 비용 고의 축소 논란, 집무실 ·관저 업체 선정 과정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는 내용이 요구서에 담겼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 측근 또는 자녀들의 대통령실 채용 문제도 적극 파헤칠 태세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17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오영환 원내대변인이 17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진성준 원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이전과 대통령실 사적 채용 의혹 등의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해왔지만, 대통령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며 “국민적 요구를 받아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겠다는 의지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국회 본회의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면 개시된다. 다만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는 한 안건 상정에는 여당의 협조가 필요해, 당장 통과시키기보단 시간을 두고 여론전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핵심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특위 구성을 거부할수록, 의혹만 짙어지고 여론전에선 수세에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을 향해서도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윤 대통령의 성적표가 참담하다. 국민은 100점 만점에 20점대 점수를 줬다”며 최근 20%대까지 하락했던 대통령 지지율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인사, 국민통합, 직무 태도, 소통방식, 경제·민생, 외교·안보 등 국정지표 모든 부분에서 국민은 잘못한다고 심판했다”며 “바닥난 국정 동력을 수사와 보복에서 찾으려는 모습이 목불인견”이라고 비판했다.

7월 말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해 대기발령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 뉴스1

7월 말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해 대기발령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 뉴스1

전날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 여부에 대해 “내실 있게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서도 박 원내대표는 “내실 있게 바뀐 것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다. 철저히 정치적 득실을 따진 결과 ‘친윤(친윤석열) 완전체’로 탈바꿈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조오섭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내세울 내용도, 기대했던 내용도 없었다. 빈 수레만 요란했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은 불공정 채용으로 점철된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속 시원한 답변을 꺼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도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제가 느낀 것은 절망적 체념”이라며 “민생을 걱정하기 보다 문재인 정부 때리기에만 집중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전재수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해 너무 뻔한 거짓말을 하더라”며 “나머지는 기억에도 안 남을 정도로 내용이 형편없었다”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도 “취임한 지 100일이 됐으면 대통령이란 자리를 어느정도 알텐데, 무지가 그대로 드러난 기자회견”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9월 임시국회부터는 강경 대여 투쟁 모드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초전은 18일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다. 민주당은 행안부 경찰국 신설 반대를 위한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된 류삼영 총경을 증인으로 불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23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실 사적 채용 및 집무실 용산 이전, 관저 공사 수주 특혜 의혹, 수해 대응 논란 등 쟁점을 빠짐없이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뽑힌 뒤에는 대정부 강경투쟁도 이어나간다. 특히 국정감사에선 ▶대통령실 인사 문제(운영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법제사법위) ▶경찰국 신설(행안위) 등의 이슈를 상임위별로 난타전을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여서 전열이 다듬어지지 않은 만큼, 수적 우세를 통해 거세게 밀어붙일 것”이라며 “특히 전투력이 강한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공세는 더 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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