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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공포에 ‘3C 리스크’ 덮친다…기업 65% “하반기 수출 감소할듯”

중앙일보

입력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 공포’가 짙어져 가는 가운데,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올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3C 리스크’가 꼽혔는데, 중국의 수요 감소(China), 부품·원자재 가격 인상 충격(Components and Commodity Shock), 공급망 위기(Chain Crisis) 등을 의미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수출 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 기업의 64.7%가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응답했다고 17일 밝혔다.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란 응답은 23%,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12.3%에 그쳤다.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 중 44.3%는 ‘중국 등 주요 대상국의 수요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중국 진출 기업 중 72.1%는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봉쇄령 등의 여파로 1분기 4.8%에서 2분기 0.4%로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부품·원자재 가격 인상(37.6%) ▶공급망 위기(18.1%)가 꼽혔다. 우선 부품·원자재 수급 불안정과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높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물류난을 겪는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장기화하며 공급망까지 악화했다.

내년 수출 전망도 좋지 않다. 기업 66%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수출 증가를 예측한 기업은 15.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들이 정부에 기대하는 대외 정책으로 글로벌 공급망 확보 등 경제안보 강화(3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신규시장 진출 등 수출 다변화 지원(26.1%)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 확대 등 통상전략 강화(25.3%) ▶전략산업 육성(11.3%) 순으로 나타났다.

또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화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협력해야 할 국가로는 미국(47.3%·복수 응답)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어 중국(33.7%), 유럽(15.3%), 중동·아프리카(13%) 순이었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 동맹’ 참여 여부와 관련해 절반 이상(53.4%)이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참여는 하되 당장은 보류하는 것이 낫다’(41.3%)는 의견도 40%를 웃돌았다.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은 5.3%였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하반기 수출에 대해 기업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기업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활력을 제고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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