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중국산 짝퉁 아냐?"…러 자랑한 '로켓 로봇 개' 굴욕 [영상]

중앙일보

입력 2022.08.17 16:22

업데이트 2022.08.18 14:23

15일 러시아 무기박람회 '국제군사기술포럼 ARMY 2022'에 등장한 M81 사족 로봇 개. 공개 후 러시아가 중국산 로봇을 사들여 로켓을 장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사진= Geopolitics & Empire 트위터 캡처

15일 러시아 무기박람회 '국제군사기술포럼 ARMY 2022'에 등장한 M81 사족 로봇 개. 공개 후 러시아가 중국산 로봇을 사들여 로켓을 장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사진= Geopolitics & Empire 트위터 캡처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후원하는 '국제군사기술포럼 ARMY 2022'에서 깜짝 스타가 등장해 관람객을 이목을 끌었다. 닌자 복장을 하고 'RPG 26' 로켓 발사기를 등에 장착한 사족(四足) 로봇 개 'M81'이 주인공이다.

로켓을 짊어진 M81은 네발로 깡충깡충 움직이며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때론 바닥에 바짝 엎드리기도 하는 등 유연한 동작을 선보였다. 사족 로봇 기술력에서 가장 앞선다고 평가받는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스팟'과 견주어도 될 만큼 기민한 움직임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로봇 제조업체는 M81이 전쟁과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의약품 수송뿐만 아니라 표적 사격과 무기 운반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사족 로봇 개 Go1. 사진=유니트리 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사족 로봇 개 Go1. 사진=유니트리 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로봇이 공개된 후 트위터 등 온라인에선 러시아 업체가 선보인 M81이 중국 로봇제조업체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만든 로봇 개 'Go1'가 너무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신 기술 동향을 전하는 디지털 전문 미디어 PC매거진도 이같이 지적했다. 또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롭 리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선임연구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M81 로봇이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사족 로봇 '스팟의 카피본'이라고 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2020년 현대차에 인수됐다.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2에 선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사족 로봇 스팟. 뉴스1

지난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2에 선보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사족 로봇 스팟. 뉴스1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첸 리 CEO가 "Go1은 민간용으로만 제작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리 CEO는 Go1이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다며, Go1이 러시아로 흘러 들어갔다면 "누군가 그 제품을 그들(러시아)에게 재판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월간 포브스도 러시아 업체가 공개한 M81이 "Go1의 가짜라는 꼬리표가 붙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러시아 독립언론 '더 인사이더'를 인용해 M81 제작사인 인텔렉트 머신이 지난 4월 등록을 마친 신생 기업이라고 전했다. 또 러시아 기술 전문 사이트 IBXT를 인용해 M81의 가격은 100만 루블(약 2500만원)로 책정됐지만, Go1은 2700달러(약 350만원)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앞서 러시아가 '올란-10' 드론을 생산·유통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과 유사하다고 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 업자들은 중국산 드론을 싸게 사들인 다음 가격을 부풀려 러시아군에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올란-10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한 드론이다.

이처럼 러시아가 Go1을 사들여 로켓이나 소총을 달아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앞서 러시아 관영 리아보노스티 통신은 지난달 트위터에 Go1과 같은 로봇 개에 리모컨을 이용해 기관총을 부착한 채 발사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영상에서 로봇 개는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반동을 일으키지 않는 발사기를 장착할 경우 로봇 개에서 소형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의 드론·로봇 등이 러시아로 들어가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산 제품이 러시아로 흘러들어가 무기화할 경우 미국의 제재 등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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