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부채 400조 넘겼다, 총 434조…에너지·SOC 큰 폭 증가

중앙일보

입력 2022.08.17 15:42

업데이트 2022.08.17 15:52

공기업 부채가 400조원을 훌쩍 넘었다. 특히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부채가 특히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기능과 규모를 전반적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금리 상승 등 어려운 경제 여건이 공기업에 부담을 더하는 상황이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광주·전남혁신도시. 중앙포토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위치한 광주·전남혁신도시. 중앙포토

17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의 ‘2021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의 부채는 43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조9000억원(9%) 증가했다. 최근 공기업 부채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전·LH 부채가 전체의 66%

지난해 기준 부채 잔액이 가장 큰 기관은 한국전력공사로 145조8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었다. 한 해 동안 빚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관 역시 한전이었다. 지난해에만 13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지난해 부채가 138조9000억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9조1000억원이 늘었다. 한전과 LH의 부채만 해도 284조7000억원으로 전체 공기업 부채의 3분의 2(65.6%)를 차지한다.

지난 정부 공공기관의 자본 대비 부채비율을 보면 전체 공공기관은 2019년(157.6%)부터 2021년(151%)까지 점점 하락하지만, 공기업만 놓고 보면 2019~2020년 180%대에서 2021년 194%로 상승한다.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공공기관 전체보다 43%포인트 높다. 예정처는 “공기업은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와 인프라 투자를 위해 신규 부채를 크게 늘리면서 부채비율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은 공공기관과 달리 정부 지원보다 자체적인 사업 활동 등을 통해 대부분의 수입을 얻는다. 하지만 기업의 사업 방향이나 주요 의사결정에 정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익성만 추구할 수는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전이다. 국제유가나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전기요금을 올려야 했지만, 물가 등을 우려한 정부는 인상을 억제해 왔다.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한전은 결국 빚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공기업도 금리 인상 부담”…기재부, 공기관 관리 강화

한전 외에도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한 곳은 주로 SOC·에너지 관련 공공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기업이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공기업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전년 대비 39.5%포인트 증가했다. 한전은 35.8%, 인천국제공항공사 21.9%포인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0.8%포인트 늘며 뒤를 이었다. 24개 공기업 중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곳 역시 한국가스공사(378.9%), 한전(223.2%), 코레일(287.3%), 지역난방공사(257.5%), LH(221.3%) 등 5곳이었다.

빚이 늘어나는데 금리까지 오르는 최근 상황은 공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정처는 “최근 주요국 정책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21년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0.5%포인트)에 이어 2022년 네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1.25%포인트)이 이어졌다”고 짚으며 “금리 인상과 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부 부채는 공기업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정부는 기준금리 인상이 공기업 재무에 미치는 효과를 보다 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8일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해 공기업 지정 기준 등을 손볼 예정이다. 부채를 줄이거나 재무상태를 개선한 공공기관 임직원에는 성과급을 더 주는 방안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가 앞서 제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조직을 축소하고 예산을 감축하거나 자산을 매각한 기관의 성과는 경영평가에 반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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