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질문에 말 아낀 尹 "정치인 발언에 입장 표한 적 없다" [尹 취임 10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상황 등 정치 관련 발언을 최대한 자제했다. 윤 대통령은 17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작년 선거운동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본 적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지적이나 여당 내에서 집안싸움이 이어진다면 국정 운영에 부담될 거로 보인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었다”며 “작년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다른 정치인들의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어떠한 논평이나 제 입장을 표시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의힘 내홍에 대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으나, 지난달 26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우연찮게 공개되면서 논란을 겪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완료로 해임되기 전인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도력 위기”라고 발언 한 바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 대표는 ‘전직’이 됐고,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핵관 호소인을 싸잡아 비판하며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이 열린 이날 오후 3시에는 이 전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이 열린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