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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잇는 고속도로 뚫어 반도체 생태계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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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사진 김현동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사진 김현동 기자]

“기흥(서쪽)과 처인(동쪽)을 관통하는 ‘반도체 고속도로’를 건설해 서쪽의 삼성전자와 동쪽의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유치해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겁니다. 두 회사와 교육 및 취업을 연계한 반도체·인공지능(AI) 고등학교도 신설할 방침입니다.”

지난달 1일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한 이상일(61·사진) 용인특례시장은 최근 중앙일보와 만나 ‘글로벌 반도체 특화도시’ 용인의 청사진을 이렇게 제시했다.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반도체산업 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해 행정조직으로 반도체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인허가와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기흥구 플랫폼시티 내 반도체 소부장 전용 클러스터, 원삼면 반도체 협력단지, 이동읍 제2용인테크노밸리 등 산업 입지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시장은 “반도체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협조 요청 편지를 보냈으며 기획재정부·교육부 등 중앙부처, 경기도와도 협력할 계획”이라며 “임기 내에 마치기 어려운 사업도 있지만 잘 실현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추진 기반을 닦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프로젝트와 관련해선 “토지 수용률을 72%로 높였고, 지장물 조사도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토지 수용과 이주 대책, 기반시설 인허가 등을 마무리해 내년 초 본격적 토목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5만㎡(약 125만 평) 부지에 1조7900억여 원을 들여 조성하는 반도체 집적단지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팹(반도체 공장) 4개 동을 짓고, 반도체 소부장 업체 50여 개가 입주 예정이다. 지난 4월 SK건설 등으로 구성된 특수목적법인(SPC)이 용인시에 착공계를 제출했고 기초 공사가 시작된 상황이다.

용인시는 반도체 클러스터 업체에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국가 테스트베드(시험장)’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소부장 중견·중소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해도 일부 테스트는 외국 기업에 맡기는 형편입니다. 소부장 산업의 국산화를 위해선 반드시 이뤄져야 할 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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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착공식 연기에다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공장 증설 보류 소식이 더해지면서 일부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투자 연기설은) 터무니없는 소문이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첫 팹 착공에 들어가 2027년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공업용수 취수 문제도 불거졌다. 용인시는 지난해 3월 산업단지계획을 승인·고시한 데 이어 지난 3월 전력공급 인허가 절차를 마쳤지만 인접한 여주시와 용수 관로 설치에 이견을 보이면서 복병을 만났다. 여주시가 “한 곳의 희생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내 산업단지 조성 등 상생 방안을 요구하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달 초 협의를 제안한 상태다.

이 시장은 “여주시가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산업 발전을 저해할 생각은 결코 없다고 본다”며 “산업부·SK하이닉스와 충분히 대화 중이라 이르면 이달 중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삼성전자가 대규모로 투자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와 용인시의 자매결연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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