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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빠른 회복세, 차세대 주도주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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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형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뉴스1]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상반기 부진을 털고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금리 인상 추세가 어느 정도 확인됐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까지 통과돼 당분간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코스피는 2533.52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이틀을 빼고 전 거래일 대비 모두 올랐다. 2차전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BBIG(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7월 이후 14.5% 상승(8월 12일 기준)했다. 이 중 2차전지 지수 상승률이 16.7%로 가장 높았다. 상반기 약세 구간에서 낙폭은 2차전지(-22.4%)·바이오(-24.5%)·게임(-48.6%)·인터넷(-50.3%) 순으로 컸다. 즉, 2차전지 관련주는 하락장에서 덜 떨어졌고, 반등 구간에선 회복 속도가 빨랐다는 의미다.

대표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7.2% 상승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각각 15.8%, 17.6% 올랐다.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한 달 새 40%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6.7%, 코스닥이 7.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오름세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5%, 0.4% 하락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투자자 시각도 달라졌다. 8월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1~3위가 모두 전기차 관련주(LG엔솔·삼성SDI·현대차)다. 경기 침체 우려로 공모주(IPO)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최근 상장한 배터리 재활용업체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은 공모가 대비 각각 83%, 153% 상승하며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증권가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 악재가 적지 않지만 전기차 시장은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428만5000대(SNE리서치)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이달 초 미국 상원을 통과한 조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도 투자 심리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 등 기후변화 대응에 약 369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게 골자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지원 등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종목별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IRA에는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 내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엔 일단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공제 혜택을 주는 조항 탓에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기아차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튬·니켈 등 핵심 광물을 확보하거나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 성공한 업체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고려아연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종목 선별이 쉽지 않다면 상장지수펀드(ETF)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ETF도 사업 부문별, 국가별 투자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중요하다. 최근 IRA 통과 이후, 중국 비중이 큰 전기차 ETF에선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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