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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에 가축 8만마리 폐사, 농작물 1774ha 침수…물가 악영향

중앙일보

입력

폭우로 물에 잠겼던 청양의 한 멜론 농가에 15일 오전 다시 물이 빠진 모습. 허벅지까지 들어찬 물로 애써 키운 멜론이 물을 먹으며 상품 가치를 잃었다. 연합뉴스

폭우로 물에 잠겼던 청양의 한 멜론 농가에 15일 오전 다시 물이 빠진 모습. 허벅지까지 들어찬 물로 애써 키운 멜론이 물을 먹으며 상품 가치를 잃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가 확산하면서 추석 물가에 대한 정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피해가 신고된 배추·감자 등 주요 작물 가격은 1년 전보다 약 50% 오른 상태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 집계 결과 지난 8일 이후 계속된 비로 이날까지 농작물 1773.8ha(헥타르)가 침수 피해를 봤다. 한우·산란계·육계·염소 등 가축 8만1879마리, 꿀벌 1099군도 폐사했다.

16일 충남 청양 남양면 온직리에 위치한 논에 폭우로 쓸려내린 토사가 쏟아져 있다. 뉴스1

16일 충남 청양 남양면 온직리에 위치한 논에 폭우로 쓸려내린 토사가 쏟아져 있다. 뉴스1

농작물 피해는 대부분 벼(991.5ha)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채소(458.7ha)와 밭작물(123.2ha) 등의 피해도 작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작황에 따라 다가오는 추석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품목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비로 노지 밭작물 가운데 강원·충남 등에서 건고추 28.6ha, 강원에서 감자 10.3ha·배추 1.4ha 등 침수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피해면적이 크지 않아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틀에서 수급엔 큰 변화가 없지만, 일부 밭작물 가격이 고물가와 함께 치솟아 있다는 점이 정부의 고민이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국 배추 소매가격은 1포기에 평균 6838원으로 전년보다 54% 상승했다. 감자 가격도 1㎏당 4120원으로 전년 대비 48.4% 높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촌진흥청(농진청)은 이번 집중호우로 밭작물의 직접적인 생육 피해는 적지만, 앞으로의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이 부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세심한 농작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오후 충남 부여의 집중호우 지역을 방문해 피해 현황을 점검했다. 사진 농식품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6일 오후 충남 부여의 집중호우 지역을 방문해 피해 현황을 점검했다. 사진 농식품부

이날 오후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충남 부여군의 호우 피해 현장을 방문해 “추석이 임박한 중요한 시기인 만큼 성수품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상황을 꼼꼼히 챙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특히 “전국적인 피해 현황을 신속히 파악해 농가 경영 안정을 위해 보험금과 복구비를 추석 전에 지급하라”며 “농진청 등 전문가를 신속히 현장에 파견하여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생육 회복을 위한 기술 지도를 해 호우 이후 병·해충 확산 등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농식품부는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배추 모종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예비묘(150만 주)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침수된 감자는 조기 수확하도록 유도하는 등 공급 감소를 억제할 방침이다. 앞서 6월부터 운영 중인 재해상황실을 통해서는 피해 지역과 작물에 대한 영양제 할인(25~50%) 공급 등 지원 대책을 벌이고 있다. 피해 농가엔 재해 복구비·경영자금 등을 지원한다.

이날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이번 비와 같이 좋지 않은 기상 여건이 빈번히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생육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수급이 불안한 경우 배추 6000t, 무 2000t, 감자 6000t 등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 물량 등을 즉시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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