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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왕 농심 24년만의 적자 충격…삼양·오뚜기는 웃었다,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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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뉴스1]

농심이 올해 2분기 국내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라면 업계 국내 1위인 농심이 국내 사업에서 영업적자를 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매출은 늘었으나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지고, 물류비 부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4% 감소했다고 16일 공시했다. 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 실적에서는 영업적자 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75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7% 증가했다.

매출 상승은 국내와 해외법인 성장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신라면’ ‘너구리’ 등 주력 브랜드의 판매가 증가했고, 미국·중국 등 해외법인은 현지 시장을 확대해 매출이 20.3% 늘었다.

외국인들이 농심 신라면을 먹고 있다. [중앙포토]

외국인들이 농심 신라면을 먹고 있다. [중앙포토]

그러나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경영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줄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고,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반면 삼양식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2% 증가했다. 매출은 2553억원으로 73% 늘었다.

삼양식품의 호실적은 해외 사업이 견인했다. 2분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삼양식품 측은 “수출 대상국을 기존 중국·동남아 시장 중심에서 미주·중동·유럽 등으로 확대하고, ‘하바네로라임 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 불닭소스 등으로 대표 상품인 ‘불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중앙포토]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중앙포토]

오뚜기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7893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 간편식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이 영업이익에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오뚜기 라면. [중앙포토]

오뚜기 라면. [중앙포토]

국내 라면 업계 빅3인 농심과 오뚜기·삼양식품의 실적이 엇갈린 데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양은 수출 비중이 높아 원화 가치가 떨어진 데 따른 환율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농심은 수출 비중이 10% 정도 되는 등 환율 혜택을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오뚜기는 라면보다는 식자재 사업 비중이 큰 데다 일부 제품 가격 인상도 있었으니 (농심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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