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힙쟁이 성지 된 '미국판 마장동'…뉴요커 홀린 로봇팔 정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리창 속 로봇 팔이 능숙한 움직임으로 ‘갤럭시 플립’에 옷을 입히자, 길을 가던 뉴요커들이 발길을 멈추고 신기한 듯 창문에 달라붙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있는 삼성전자의 제품 생태계 체험관 ‘삼성837’의 풍경이다. ‘갤럭시 플립’ 비스포크 에디션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외관 커버 색상 등을 조합할 수 있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미국판 마장동’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이 일대엔 200여 개의 도축장과 고기를 끊어 파는 푸줏간이 즐비했다. 하지만 맨해튼 시내 재건축·재개발 영향으로 젊은 예술가들이 몰려들며 현재는 ‘힙쟁이 성지’로 불린다. 삼성은 2016년 이곳에 3층 규모로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837’이란 이름은 이곳의 주소에서 따왔다.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태계 체험관 '삼성 837' 모습. 사진 삼성전자

미국 뉴욕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삼성전자 생태계 체험관 '삼성 837' 모습. 사진 삼성전자

'삼성 837'을 들어서면 제품 포장 상자를 활용해 만든 나무와 코뿔소·곰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뉴욕=고석현 기자

'삼성 837'을 들어서면 제품 포장 상자를 활용해 만든 나무와 코뿔소·곰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뉴욕=고석현 기자

매장 입구를 들어서자 제품 포장 상자를 활용해 만든 나무와 코뿔소·곰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삼성은 ‘지구를 위한 갤럭시’ 선언을 통해 자원 재활용과 순환경제에 동참하고 있다.

메인 무대엔 모든 층을 관통하는 LED 스크린이 펼쳐진다. 55인치 TV를 96개 합친 크기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이 무대에선 메타버스 공연도 하고, 음악 콘서트도 연다. 주변 커뮤니티와 함께 공간을 쓸 수 있도록 오픈하고 있다”며 “기술과 문화가 만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농구선수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해 가수 그웬 스테파니, 존 레전드 등도 이곳을 찾았다.

메인무대엔 전 층을 관통하는 LED스크린이 펼쳐진다. 55인치 TV 96개를 합친 크기다. 이 무대는 주변커뮤니티에 오픈해 공연과 콘서트를 연다. 사진 삼성전자

메인무대엔 전 층을 관통하는 LED스크린이 펼쳐진다. 55인치 TV 96개를 합친 크기다. 이 무대는 주변커뮤니티에 오픈해 공연과 콘서트를 연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 837'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의 모습. 뉴욕=고석현 기자

'삼성 837'의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의 모습. 뉴욕=고석현 기자

이곳에선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같이 국내 전자제품 유통상가에서 으레 들을 수 있는 호객 행위가 없다. 되레 현장에선 제품을 일절 팔지 않는다. 온전히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서다. 삼성 관계자는 “837은 제품 자체를 홍보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라며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을 주문하면 택배로 집까지 배송해준다.

837엔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 시나리오에 따른 체험 공간이 구성돼 있다. 홈 오피스를 비롯해 거실, 유틸리티 룸, 키친 등 모두 삼성의 비스포크 제품 등으로 구성됐다. 키친룸에선 비스포크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내면 지정된 레시피에 따라 비스포크 인덕션 전기 레인지로 조리까지 할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삼성 제품 간 ‘커넥티비티(연결성)’를 강조한 공간이다.

키친룸의 비스포크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거내면 지정된 레시피에 따라 조리까지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사진 삼성전자

키친룸의 비스포크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거내면 지정된 레시피에 따라 조리까지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사진 삼성전자

유틸리티룸은 세탁물의 종류에 따라 알맞는 세탁코스를 추천해준다. 사진 삼성전자

유틸리티룸은 세탁물의 종류에 따라 알맞는 세탁코스를 추천해준다. 사진 삼성전자

모바일 라인업 존엔 새로 출시된 갤럭시Z4 시리즈를 비롯해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2 프로’ ‘갤럭시워치5’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갤럭시 플립이 너무 예뻐서 구경하러 왔다. 제품 설명을 듣고 보니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곳을 전초기지 삼아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시장은 합리적이고 보수적인 특징이 있어, 신기술·신제품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갤럭시 노트도 4세대 제품부터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번 Z4 시리즈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삼성837'에서 갤럭시Z4 시리즈 설명을 듣는 뉴요커들의 모습. 뉴욕=고석현 기자

'삼성837'에서 갤럭시Z4 시리즈 설명을 듣는 뉴요커들의 모습. 뉴욕=고석현 기자

'삼성837' 1층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선 갤럭시Z 시리즈 언팩 영상 생방송이 진행중이었다. 뉴욕=고석현 기자

'삼성837' 1층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선 갤럭시Z 시리즈 언팩 영상 생방송이 진행중이었다. 뉴욕=고석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엔 메타버스 공간에 ‘837X’를 만들어 사용자의 제품 체험을 돕고, 콘텐트 팩토리에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제품을 소개해왔다. 제품사양·기능 등 사용자들의 궁금증을 ‘영상통화’로 연결해 풀어주기도 했다.

삼성은 이번 ‘갤Z4’ 시리즈 언팩을 계기로 방문객 수가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북미법인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만큼 방문객 숫자를 회복하진 못했지만, 주말과 이벤트가 있는 평일에는 1000명 이상이 ‘삼성837’을 찾고 있다”며 “주말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은데, 올해 12만 명의 누적 방문객을 모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