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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北에 축전 보낸 날 "동맹국에 무기공급 준비돼 있다"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육군-2022' 포럼 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육군-2022' 포럼 개막식 축사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의 친선관계를 강조한 가운데 동맹국을 상대로 무기 판매에 나섰다고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인 '육군-2022' 포럼 개막식 축사에서 "동맹국에 러시아산 최신 첨단무기를 공급하고, 군사기술 개발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매년 개최되는 방위산업 전시회는 전통적으로 크렘린궁이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무기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자리지만, 올해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대폭 축소된 규모로 진행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서 "소형 무기부터 장갑차, 대포, 전투기, 드론 등 가장 현대적인 형태의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며 "이들 무기 대부분은 실제 전투 작전에 한 번 이상 활용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제공하는 첨단 무기에는 고정밀 타격 무기와 로봇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중 상당수는 다른 외국 업체보다 전술적·기술적 측면에서 수십 년 앞선 우수 무기"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무기 판매는 중남미·아시아·아프리카 등지의 반(反)서방 동맹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강하고 우호적이며 신뢰하는 동맹국이 여러 대륙에 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들은 소위 말하는 헤게모니에 굴복하지 않는 국가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9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스 데이어몬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전쟁학과 교수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과의 경제 관계가 붕괴하면서 러시아는 이전보다 무기 거래에 더 의존하고 있다"며 "비(非)서방 국가를 대상으로 무기 홍보를 하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러시아군과 무기의 저조한 전투력을 비춰볼 때 무기 홍보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러시아의 일부 정밀 유도 미사일의 경우, 60%의 높은 실패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익명의 서방 군사 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소규모의 적과 맞서 싸우고 있는 게 푸틴의 홍보 효과를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5일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5일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텔레그래프는 러시아의 첨단 무기 제조 능력이 서방 제재로 무력화됐다고도 보도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회수한 러시아산 무기에서 450개 이상의 외국산 부품이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대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의 무기 부품 조달·유지 보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됐다"며 "러시아의 무기 품질 보장 능력에 대해 구매 희망자로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무기 수출국으로, 연간 무기 수출 규모는 150억 달러(약 19조6000억원) 수준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17~2021년 러시아 무기 매출의 73%가 인도·중국·이집트·알제리 등 4개국에 집중돼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5일 광복절(북한에선 '조국 해방의 날')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축전을 교환하며 친선관계 확대를 도모했다. 텔레그래프는 관련 내용을 보도하며 "적대세력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러시아와의 전략 전술적 협력 연대가 강화하고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축전 발언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북한이 수십 년간 비축해 온 무기들이 푸틴의 무기고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관측을 전했다. 필요시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조달해서 쓸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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