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봄 실시해 지난달 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70%가 바이든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해인 2021년 67%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한국을 포함해 그리스‧네덜란드‧독일‧말레이시아‧미국‧벨기에‧스웨덴‧스페인‧싱가포르‧영국‧이스라엘‧일본‧이탈리아‧캐나다‧폴란드‧프랑스‧헝가리‧호주 등 19개국에서 진행됐으며, 세부 문항별로 조사국이 조금씩 다르다.
조사 결과는 주한미군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위협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도는 취임 첫해인 2017년 17%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과 2019년 각각 44%와 46%를 기록하며 다소 상승했지만, 임기 말인 2020년 다시 17%로 떨어졌다.
다른 대부분의 국가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서방 지도자와 비슷하지만, 지난해보단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제외한 18개국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중간값은 58%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61%),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58%) 등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할 자료가 없는 나라를 제외하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오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퓨리서치센터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두 자리대 하락세를 보였다”면서도 “폴란드와 한국 등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지역에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도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 부문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12%포인트 상승한 89%를 기록했다. 지난해 조사에선 폴란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사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폴란드는 91%를 기록했다. 또 미국을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8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매우 신뢰할 수 있다는 답변이 21%,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다는 답변이 62%였다. 17개 조사 대상국의 신뢰도 중간값은 79%였다.
한편, 대부분의 조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답변은 전체 19개국 응답자의 9%에 불과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90%,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1%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도는 18%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