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현빈·공유 어딨죠?" 서양 여성들, 한국 남자에 충격 왜

중앙일보

입력 2022.08.16 09:07

업데이트 2022.08.16 12:12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도깨비' 속 남자주인공을 맡은 배우 현빈(왼쪽), 배우 공유. 뉴시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도깨비' 속 남자주인공을 맡은 배우 현빈(왼쪽), 배우 공유. 뉴시스

 한국 남성과의 사랑을 꿈꾸며 한국으로 향하는 서양 여성이 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멋진 남자 주인공들을 보며 “그런 남성을 사귀고 싶다”는 열망을 품는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와 다른 탓에 많은 서양 여성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 CNN은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캠퍼스에서 한국의 성별과 인종 정치학을 전공한 이민주 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을 전했다.

이 연구원은 서울의 외국인 숙박업소에서 관광객의 일반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특이한’ 여성들을 발견했다. 대부분 20대 초반인 이들은 다른 관광객들과 달리 낮에는 숙소에 머물며 한국 드라마나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해가 지면 외출을 한다는 것이다.

8개의 숙소를 방문해 123명의 여성을 인터뷰한 이 연구원은 이런 경향을 ‘넷플릭스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과 ‘도깨비’와 같은 한국의 인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의 모습에 매료된 이들이 사랑을 찾아 한국 여행길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여성들은 성관계 위주의 데이트 문화를 강조하는 서양과 달리, 낭만적이고 인내심 강하며 단정하고 예의바른 한국 남성의 모습에 반했다”며 “인터뷰한 서양인 여성들은 한국 남성들이 교양 있고 낭만적이며, 다정한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서양 여성들은 “서양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 관리는 소홀히 하며, 편향된 생각을 가졌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한국에 여행을 왔다는 영국 출신 정원사 그레이스 손튼(25)은 “드라마 속 한국 남성들은 길거리에서 여성들을 향해 ‘캣 콜링’을 하지 않고 예의 바른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캣 콜링이란 서양에서 주로 발생하는 성희롱의 일종으로, 길거리에 지나가는 여성을 향해 남성들이 추파를 던지는 것을 말한다.

그레이스는 “한국 남성들은 신사적이고 매력적이며, 로맨틱하다. 또 동화 속 왕자 같고 존경스럽다”며 “항상 술에 취해 맥주병을 들고 다니는 영국 남성들과 달리, 옷을 잘 입고 자신을 잘 단장하는 한국 남성의 모습이 멋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을 찾은 여성 관광객은 230만 명으로, 남성 관광객 290만 명보다 적었다. 하지만 2019년까지 남성 관광객은 670만 명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여성 관광객 수는 1000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한국 콘텐트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여성 관광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또,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이 커플로 등장하는 이른바 ‘국제커플’ 콘텐트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사진 셔터스톡

기사 내용과 사진은 무관함. 사진 셔터스톡

그러나 ‘넷플릭스 효과’의 부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부 남성들을 본 서양 여성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K-POP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해 부산으로 온 모로코 출신 학생 미나(20)는 “TV에서 본 한국 남성들은 잘생기고, 자신을 보호해주는 부유한 남성으로 보여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다만 “밤거리에서 자신의 몸을 더듬고 가볍게 대하는 한국 남성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 남성들이 오히려 가벼운 관계에 더 개방적인 것 같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남성도 똑같은 남성이고, 사람들은 어디서나 다 비슷한 것 같다”며 “이후로는 한국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를 잃고, 더는 한국 남성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출신의 영어 교사 콴드라 무어(27)도 2017년 서울에 와서 데이트 앱과 나이트클럽 등에서 여러 한국 남성을 만났다.

그는 “아프리카로 돌아가라”는 등 수많은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한국 남성들이 오직 성관계에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무어는 “한국 남성들이 외국인 여성을 대할 때 한국 여성들보다 더 가볍게 대하는 면이 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그런데도 여성들이 한국 남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이들이 외국인 여성이기에 더 한정된 범위 내에서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고 여기며, 인연을 찾기 위해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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