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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이 신작 '하얼빈' 추천하자…김훈 "참 두려운 마음 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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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신작 '하얼빈' 출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훈 작가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신작 '하얼빈' 출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로 김훈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하얼빈』을 추천했다. 이에 김 작가는 “문 전 대통령께서 읽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다니까 참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15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SNS를 통해 추천했다. 어떠셨냐”는 질문에 “저는 저의 글을 다른 사람이 읽는 걸 보면 참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문 전 대통령이 ‘하얼빈’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소설을 칭찬하고 추천한 것이라기보다는 거기 그려진 안중근의 모습, 그리고 동양평화를 절규하면서 순국하신 그 뜻이 오늘날의 동양의 현실에서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는 쪽에 역점이 실린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안중근 의사의 독립운동가로서의 영웅적 활약 보다 내밀한 심리, 그리고 생활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 “안중근 의사에 대한 소설이나 보고서를 보는 책들은 많이 나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안 의사가 옛날 이야기 속에 인물이 아니라 실제로 자기 시대에 온갖 고통과 고민을 고난을 자기 온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면서 살아갔던 그러한 젊은이의 모습 그대로 그려보려고 했다”며 “그렇게 해서 더 우리 국민과 독자들에게 친숙한 인물로 이렇게 다가가도록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글을 썼다”고 했다.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대학교 다닐 때, 안중근 신문조서를 읽었다. 안 의사가 체포된 후 일본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재판받는 과정에서 일본 법관들이 기록한 문서다. 기록을 봤더니 그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제국주의의 양육강식과 악과 억압에 대해서 저항하는 젊은이들의 아름답고 강력한 모습이 그려져 있더라. 그때 충격이 너무 커서 그걸 간직하고 있다가 글로 쓰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때 얻은 충격을 50년 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물론 그러면서 조금씩 자료를 수집하고 구상을 하긴 했었다. 그러다가 50년이 지난 올 봄에 겨우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는 이 책이 반일민족주의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경계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도 일본이라는 나라 전체와 일본인 전체를 증오했던 것은 아니다”며 “침략주의 식민주의 약육강식 이런 폭력 억압 이런 것에 반대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안중근 시대하고 달라서 사회 여러 계층이 대립 갈등이 심해지고 또 다원화된 시대다”며 “민족주의라는 것은 국민통합의 원리가 되기에는 좀 어렵다, 허약하고 어려운 이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김훈의 신작 ‘하얼빈’은 광복절 연휴에 읽으면 좋을 소설”이라며 “내가 글쓰기의 모범으로 생각하는 짧은 문장과 간결한 문체의 힘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어 “작가는 하얼빈역을 향해 마주 달려가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의 여정을 대비시키면서, 단지 권총 한 자루와 백 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시켰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또 문 전 대통령은 “작가는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동양평화를 절규하는 그의 총성은 지금의 동양에서 더욱 절박하게 울린다’고 썼다”며 “천주교인이었던 안중근의 행위에 대해 당대의 한국천주교회가 어떻게 평가했고, 후대에 와서 어떻게 바로 잡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뜻깊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SNS를 통해 『짱깨주의의 탄생』 『한 컷 한국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지정학의 힘』 『시민의 한국사』 등의 도서를 추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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