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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재정 건전성 힘주며 “공적부문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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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취임 100일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국가 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경제 구상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적 부문의 긴축과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제 신인도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 재정이 튼튼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 건전성에 힘을 준 윤 대통령의 구상은 최근 재정 당국의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내년 지출을 올해(2차 추가경정예산 포함 679조5000억원)보다 적게 편성하는 예산안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 본예산이 전년 총지출보다 줄어드는 것은 이명박 정부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국가채무와 재정적자를 키운 확장적 재정 기조에 제동을 걸어야 할 때가 됐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다. 실제 올해 말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9.7%에 이를 전망이다. 나라의 실질적 재정 상황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5.1%로 적자다. 정부는 앞서 국가채무를 GDP 대비 50%대 중반,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3% 안으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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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3일 “과거 본예산을 편성할 때 전년 추경보다 높게 편성해 왔는데, 이번에는 올해 추경 규모보다 대폭 줄인 상태에서 편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장차관급 고위직 공무원은 내년 보수 수준을 동결하고 임금의 10%를 반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재정을 아껴 확보한 여력은 민생 지원에 쓴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분의 생계 안정을 위해 기초생활 보장을 강화하고 갑작스러운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분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집중호우와 같은 재난 피해 수습·복구, 예방 등을 위한 지출이 앞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윤 대통령은 “수해,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에게는 충분한 금융 지원을 통해 대출금 상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의 ‘민간 주도 성장’ 경제정책 방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민간 부문이 도약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혁신하겠다”며 “우리 기업이 해외로 떠나지 않고, 국내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과감하게 제도를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확대 유도를 위해 현재 범정부 차원의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규제 해소 과제를 발굴하는 중이다. 내년부터는 현행 25% 수준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추고, 과세표준 5억원 이하인 중소·중견기업에 10%의 특례세율을 적용하는 등 세금 부담도 덜어줄 예정이다.

재계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을 통해 “민간 부문의 규제 개혁과 혁신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힌 점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경제계는 미래 성장 엔진이 될 신산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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