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여름 전력 ‘보릿고개’ 무사히 넘겼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광역계통운영센터에서 직원들이 여름철 전력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본부 광역계통운영센터에서 직원들이 여름철 전력 수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예상한 피크 시점인 이달 둘째 주의 전력 수요가 지난달 초에 미치지 못하면서 올여름 전력 수급의 최대 고비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초 8월 2주차 전력 수요가 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휴가 종료에 따른 기업체 가동 증가와 한여름 더위 등을 고려해 이 시기를 전력 피크로 잡은 것이다.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해 최대치(91.1GW, 7월 27일)보다 높은 91.7~95.7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력 공급 능력은 지난해(100.7GW)와 비슷한 100.9GW로 설정됐다.

실제로 지난달 7일 최대 전력은 92.99GW로 역대 최고 기록을 찍었다. 이날 전기 공급 예비율(공급 예비력을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도 7.2%까지 떨어졌다. 6월과 7월 모두 월평균 최대전력이 지금껏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전력 ‘보릿고개’가 지속했다.

하지만 여름 휴가와 거센 빗줄기 등의 영향으로 8월 전력 수급 상황은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하진 않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든 이달 첫째 주의 하루 최대 전력 수요는 70~80GW대를 오갔다. 산업 현장 가동이 다시 늘어나는 둘째 주엔 날씨 영향이 컸다. 지난주 초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본 가운데 전력 사용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전력 예비율은 최저 12.8%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전력 사용량은 8일 기준 89.26GW까지 오른 뒤, 주중 내내 90GW를 넘기지 않았다. 전력거래소가 전망한 8월 2주차 전력 수요(88~91GW)와 예비율(9.9~13.3%) 이내였다.

이번 주도 추가 비 소식이 예고되면서 전력 수급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까지 곳곳에 빗방울이 떨어지겠고, 19~20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8일까지 정부의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 기간이 이어지는 데다 늦여름 폭염 등의 변수가 남긴 했지만 사실상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위기는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급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더운 9월 초·중순까지는 봐야 하지만 추석 연휴로 전력 수요가 떨어질 거라 일단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과거엔 전력 피크가 8월이었는데 점차 7월로 앞당겨지는 만큼 향후 정부가 변화된 상황을 파악해 여름철 전력 공급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