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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에 몸값 2배↑…中 전기차 삼대장 위협하는 ‘메기’ 등장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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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손꼽히는 대형 완성차 제조업체 광저우자동차(廣汽集團·GAC) 산하 전기차 브랜드인 아이온(Aion·广汽埃安)이 상장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온은 이번 상장을 시작으로 전기차 삼대장으로 꼽히는 웨이라이(蔚来·NIO)·샤오펑(小鹏·Xpeng)·리샹(理相)을 꺾고, 중국 전기차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사진 아이온 공식홈페이지]

[사진 아이온 공식홈페이지]

대기업 등에 업은 아이온, ‘메기 효과’ 보일까

중국 투자자망(投資家網)은 지난 7월 28일, 아이온이 중국 A주에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이온이 순조롭게 상장할 경우, 국유 지주회사 자동차 제조업체 중 처음으로 상장 성공한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렇다면 광저우자동차를 등에 업은 아이온은 어떤 기업일까?

2017년 7월 28일 설립된 아이온은 ‘광치아이온’ 또는 ‘광치신에너지’라고도 불린다. 독립적인 기술을 적극 내세우며 ‘혁신’을 강조한 광저우자동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신생 전기차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이온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7년이지만, 자사 제품을 대중에 선보인 것은 2년 후인 2019년이다. 2019년 4월, 아이온은 첫 번째 모델인 아이온 S(AION S)를 출시했다. 이후 아이온 LX(AION LX), 아이온 V(AION V), 아이온 Y(AION Y) 등 다양한 순수 전기차 시리즈를 잇달아 내놓았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특정 라인을 선보인 것과 달리, 보급형·중급형·고급형 시리즈를 두루 선보였다.

[사진 36Kr]

[사진 36Kr]

아이온은 2020년 독립 계획을 발표했고, 이 덕분에 당시 광저우자동차의 주가도 대폭 상승했다. 광저우자동차는 아이온 시리즈를 비롯해 GE 등 여러 전기차를 제조하고 있었으나, 아이온이 광저우자동차의 주력 전기차로 판매량도 가장 많았다.

2020년 9월 광저우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당시 사명, ‘GAC NE’)의 판매량은 7006대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수준이었다. 이중, 아이온 시리즈 판매량은 전체의 98%에 달하는 6875대에 이르렀다.

앞서 GAC NE는 2020년 8월 누적 판매량 10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브랜드 창립 37개월 만에 이룬 성과로, 전기차 업계에서는 ‘최단기 기록’으로 나타났다. 중국 현지 매체는 이를 가리켜 ‘미국의 테슬라도 이루지 못한 성과’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의 반응 속에서 아이온의 브랜드 독립은 광저우자동차의 차세대 자동차 전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온이 완벽하게 독립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투자가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예측은 적중했다. 2020년 아이온은 광저우자동차로부터 독립한 후, 세 단계에 거쳐 혼합소유제(국유기업에 민간자본 도입) 개혁을 추진한다. 얼마 전에는 추가로 자금 융자를 개방했다. 아이온이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아이온이 독립 상장 준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고 풀이했다.

[사진 网通社汽车]

[사진 网通社汽车]

기업가치 16조원 돌파…4개월 만에 몸값 2배 이상 뛴 아이온

중국 투자자망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이온이 150억 위안(2조 8969억 5000만 원)을 추가 조달하면서 기업가치가 850억 위안(16조 4160억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월 혼합소유제를 완료했을 당시 해당 기업가치가 390억 위안(7조 5309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4개월 만에 아이온의 몸값은 2.2배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일부 투자기관은 이 같은 아이온의 기업가치 추정치를 가리켜 저평가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광저우자동차 회장인 쩡칭훙(曾慶洪)이 공개한 30%의 아이온 지분을 500억 위안(9조 6565억 원) 자금으로 환산하면 아이온의 가치는 1700억 위안(32조 8287억 원)까지 치솟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광저우자동차 시가총액보다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 아이온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더 있다. 아이온은 전기차 시장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전기차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 수소연료 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알루미늄 소재로 차체 경량화를 실현했다.

아울러 고효율 배터리를 장착하는 자체 전기차 플랫폼 ‘GEP 2.0’,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ADiGO’ 등 첨단 시스템을 두루 구축했다.

탄탄한 기술력 덕분에 아이온의 전기차 모델은 일부 기능 면에서 업계 탑티어인 테슬라를 앞서기도 했다. 수소전기차 모델 아이온 LX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로 출시 당시 경쟁 모델이었던 테슬라의 모델X의 575㎞보다 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2초’로 단축하기도 했다. 이 시간은 자동차의 초기 가속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 中国汽车趋势网]

[사진 中国汽车趋势网]

기술력과 판매량으로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아이온은 오랜 시간 상장을 준비해왔다. 펑싱야(馮興亞) 광저우자동차 회장은 올해 3월 말 재무보고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회의 때 “아이온이 올 3분기 A 라운드 자금 조달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르면 내년 즈음 상장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아이온은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에서 ‘슈퍼 유니콘’급이다. 앞으로 중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기차 삼대장(웨이라이-샤오펑-리샹)을 주축으로 한 신에너지차 순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펑싱야 회장은 “아이온의 독립을 비롯해 광저우자동차의 혼합소유제 추진 목표 중 하나는 현재 ‘웨이샤오리’로 대표되는 시장 판도를 ‘아이샤오리(아이온-샤오펑-리샹)’로 바꾸는 것”이라고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 pcauto.com]

[사진 pcauto.com]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아이온은 전년 대비 102% 증가한 12만 2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같은 해, 전기차 삼대장의 개별 판매량이 모두 10만 대를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이온의 성적은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아이온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통계에 따르면 올 1~6월 아이온의 판매량은 10만 3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덕분에 올 상반기 신에너지차 브랜드 매출 기준 비야디, 상하이GM우링(SGMW), 테슬라, 체리자동차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는 웨이라이·리샹·샤오캉을 뛰어넘은 수준이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 신차 출시 속도 등 모든 요소를 고려했을 때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이미 ‘3강 체제’를 이룬 이들 기업을 후발 주자인 아이온이 쉽게 따라잡을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들은 투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아이온의 상장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수년간 웨이마(威马汽车·WM Motor), 링파오(零跑·Leapmotor), 너자(哪吒) 등 여러 신에너지차 제조업체가 IPO 계획을 잇달아 내놓았으나, 아직까지 성공적으로 증시 시장에 입성한 곳은 없다. IPO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아이온이 증시 입성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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