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독주가 이어졌다. 14일 오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체육관에서 발표된 1차 국민여론조사(12~13일)에서 이 후보는 79.69%를 득표해, 박용진(16.96%)·강훈식(3.35%)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된 충청권 결과를 포함한 12개 시·도 권리당원 투표 누적 득표율에서도 73.28%를 기록해 압도적인 선두를 유지했다. 박용진·강훈식 후보의 권리당원 투표 득표율은 각각 19.90%, 6.83%였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40%, 전국대의원 투표 30%, 1·2차 국민여론조사 25%,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당선인을 결정한다.
이재명 “권력 탐한 일 없다”…박용진 “오물 묻은 옷 안 돼”
이날 오후 충북 청주 CJB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충북 순회 경선 첫 연설자로 나선 이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 기록하고 있다. 가장 높았던 2년 전 투표율 41.0%에 0.4% 포인트가 부족하다”라며 “사상 최대의 높은 투표율 보여달라. 그게 민주당이 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어 “사회운동과 정치활동을 해 오면서 권력을 탐한 일은 없다. 오로지 세상을 바꿀 수 있고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힘, 일할 기회를 원했을 뿐”이라며 “국민의 꿈을 실현하는 강력한 민주당이 되게 할 역할과 책임을 부탁드린다.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반면 박용진 후보는 이날도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국민이 기다리는 민심이라는 식당이 있다. 그 식당에는 오물이 묻은 냄새 나는 옷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며 부정부패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게 한 당헌 80조 개정 움직임에 대해 거듭 반대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도 그 조항이 있다. 차떼기 정당의 후신만도 못한 도덕적 기준을 왜 만드나”라며 “행여나 개정 이유가 어떤 한 사람 때문이라면 더더욱 반대한다.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충청 출신 강훈식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어제 우리 당 (순회 연설) 생방송을 1500명이 봤는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기자회견은 4만명이 봤다고 한다”며 “우리 당을 흔들어 깨워야 한다. 누구의 탓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당원들이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같이 호흡해야 한다. 그 새로운 변화는 강훈식”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이재명은 이래서 밀어내고, 박용진은 저래서 쳐낸다면, 민주당은 도대체 누구와 함께 정치하는 것이냐”라며 당내 통합을 강조했다.
지지층·무당층 여론만 집계…최고위원도 친명 독식
당초 박용진·강훈식 캠프에선 이날 발표된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권리당원 투표와 다를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으나, 막상 발표된 국민여론조사 결과에선 ‘이재명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다. 국민여론조사에서 먼저 지지정당을 물은 뒤 국민의힘이나 정의당 지지층을 제외하는 ‘역선택 방지 방식’이 채택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화자동응답(ARS) 조사는 인지도가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후보가 다른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들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최고위원 후보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친이재명계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청래 후보가 30.61%를 얻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2위 고민정 후보(21.57%)를 제외하곤 장경태(12.61%)·서영교(11.78%)·박찬대(9.50%) 등 친이재명계 후보가 당선권인 5위 안에 들었다.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윤영찬(6.25%)·송갑석(5.41%)·고영인(2.27%) 후보는 당선권 밖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