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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집도 안팔린다..."사면 오른다"던 대구 아파트의 배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구 아파트 매매 가격 0.16% 떨어져 

대구에서는 수성구만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게 됐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대구에서는 수성구만 조정대상지역으로 남게 됐다. 사진은 지난 6월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일단 사면 오른다”던 대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인 주택경기 불황에 더해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집중되면서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일주일 만에 0.16% 떨어졌다. 매매 가격 하락 폭으론 세종시(-0.18%) 다음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0.08%, 광주(-0.02%)·부산(-0.05%)·인천(-0.15%)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구와 이웃한 경북은 0.04% 아파트 매매 가격이 감소했다.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넘쳐난다. 부동산R114(R114)가 공개한 ‘8월 전국아파트 입주물량 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5282가구다. 이 가운데 대구의 입주 물량은 4385가구로, 경기도(1만1864가구) 다음으로 많다.

이를 보여주듯 대구 달서구 본리네거리 일대엔 아파트 입주를 막 시작했거나, 공사가 한창인 국내 브랜드 아파트가 최소 6곳 이상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한 부동산 업계의 영업 활동도 ‘신도시’ 만큼 치열하다.

입주물량이 몰리지만, 아파트 매매 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전국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1.5로, 2019년 11월 18일(90.3) 이후 최저치다. 전주(92.1)보다 0.6포인트 낮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선 전북(102.2)을 제외한 16곳에서 매매 수급지수가 100을 밑돌았다.

매수 심리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2017년 촬영된 것. 연합뉴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2017년 촬영된 것.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매수 심리가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로 나타났다. 매매수급지수가 77.0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해 산출한 숫자다. 지수가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썰렁한 아파트 매매 시장을 보여주듯, 권영진 전 대구시장이 쓰던 옛 관사도 팔리지 않고 있다. 대구시 재산관리팀 측은 최근 “공매·경매 사이트인 온비드(onbid.co.kr)에 권 전 시장이 사용하던 아파트를 올려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1가동에 위치한 수성롯데캐슬 더퍼스트다. 전용 면적은 99㎡(30여평)다. 대구시는 시장 관사로 쓰기 위해 이 아파트를 2017년 6억3000여만원에 구매했다. 이어 온비드에 지난달 15일까지 9억6000여만원에 등록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유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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